‘차이나타운’ 명품 배우 3인방, 내공부터 남달라

입력 2015-04-29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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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차이나타운’ 속 연기파 배우 3인방이 주목받고 있다.

먼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내공 있는 연기력을 선보여왔던 배우 이대연. 그는 이번에는 ‘엄마’(김혜수)와 함께 마가흥업의 중심을 잡는 ‘안선생’ 역으로 변신했다.

안선생은 엄마의 젊은 시절을 함께 한 유일한 멤버이자 차이나타운에서 살아온 세월과 연륜만큼이나 일을 처리하는 솜씨가 능숙한 인물이다. 무뚝뚝하고 말이 없는 그는 주업무인 장기 밀매를 담당하며 일말의 감정 동요 없이 묵묵히 자기만의 일을 해낸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잔혹한 본성을 드러내는 악인이기도 하다. 이대연은 온화해 보이는 모습 뒤에 감춰진 차가운 모습의 안선생에 완벽하게 녹아 들어가 오랫동안 연기해온 배우의 내공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불어 기주봉은 영화 드라마 연극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 받지 않으며 40여년간 끊임없는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배우다. 그는 ‘차이나타운’에서 ‘엄마’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는 ‘정장남’ 역을 맡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국회의원 뱃지를 단 정장을 입고 차이나타운에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차림으로 나타난 그 역시 엄마의 말에 꼼짝하지 못한다. 그는 엄마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 하는데 한몫 한다. 기주봉은 자신보다 훨씬 어린 그녀에게 스스럼없이 ‘엄마’라 부르며 비리를 숨기고 있는 듯한 부정한 공직자의 모습을 탁월하게 표현해냈다.

마지막으로 정석용이 영화에서 감초 연기를 톡톡히 해냈다. 그는 일영(김고은)과 쏭(이수경)의 단골 오뎅 트럭의 주인 ‘우씨’를 맡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동네 아저씨 같은 그의 정체는 엄마의 돈을 세탁해주는 환전상으로, 그 역시 어쩔 수 없는 차이나타운 사람이다.

동시에 숨쉴 틈 없는 일영의 일상에서 유일하게 사람 냄새 나는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정석용은 엄마에게 쫓기며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일영이 찾아왔을 때 냉정하게 내치지도, 선뜻 도움을 주지도 못하는 착잡한 심경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제54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공식 초청작으로 초청된 ‘차이나타운’은 오늘 전국 극장가에 개봉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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