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거미 “아이유와 콜라보레이션 꼭 하고파”

입력 2015-05-01 0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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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이 내게 원하는 것, 발라드”
○ “연인 조정석, 어머니와 친구처럼 지내”
○ “아이유와 콜라보레이션 꼭 하고 싶어”


가수 거미(34)가 데뷔 13년 만에 첫 리메이크 앨범 ‘폴 인 메모리’(Fall in Memory)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해줄 수 없는 일’을 비롯 ‘너를 사랑해’, ‘헤어진 다음 날’, ‘로미오&줄리엣’, ‘준비 없는 이별’ 등 90년대를 대표했던 남성 보컬리스트들의 주옥같은 곡을 들고 나왔다.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거미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 데뷔 후 처음으로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이기에 거미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가 정말 활동을 시작했구나’ 싶어요. 이번 앨범 활동은 다른 때랑 달라요. 작업도 여유롭게 했고 활동도 편안하게 시작하게 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유희열의 스케치북’ 공개방송도 참여하고 청계천에서 깜짝 버스킹도 진행했죠. 차근차근히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다 보니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 “대중이 내게 원하는 것, 발라드”

거미의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남성 보컬리스트들의 곡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타이틀곡은 평소 ‘절친’으로 알려진 박효신의 데뷔곡 ‘해줄 수 없는 일’이다.

“효신이가 데뷔할 당시 제가 연습생이었어요. 당시 효신이의 곡이 좋아서 팬으로 듣는 입장이었는데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불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노래방 가서 상대방 노래를 바꿔 부르기도 했었거든요. 근데 정말 소화하기 정말 어려웠어요. 여자목소리로 부르다 보니 음이 너무 낮게 들리는 경향이 있어서 감정 조절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이러한 고심은 ‘음원 1위’라는 결과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그만큼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대중들은 거미를 어떠한 가수로 인식하고 있을까?

“예상외로 많은 사랑을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대중들이 나에게 원하는 게 있구나’라는 생각을 점점 하게 돼요. 팬들이 제게 원하는 장르는 딱 발라드인 것 같아요. 되도록 제게 맞는 옷을 입으려 해요. 제가 섹시댄스를 한다면 잘 어울리진 않을 것 같아요. 대신 곡 분위기에 맞도록 다양한 톤으로 많은 시도를 했어요. 진정성을 담아서 부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 “연인 조정석, 어머니와 친구처럼 지내”



진심을 담아 부른 노래는 그만큼의 커다란 호소력을 동반한다. 마치 자신의 삶이 투영된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별 노래’를 부르는 거미는 현재 달달한 연애 중이다. 새삼 아이러니하다.

“연애 중이지만 오히려 다 잘되는 것 같아요(웃음). 슬픈 노래를 하는 가수 분들이 다 슬프지는 않잖아요. 만날 사랑만 이별만 하는 것도 아닌데, 저 정도 경력이 되다보니 기술로 되더라고요. 근데 기술에는 한계가 있긴 하더군요. 약간은 (조정석과의) 이별을 염두에 두고 노래를 불렀어요. 아마 예술 하시는 연예인들이 다 그렇지 않을까 해요.”

가수와 배우라는 ‘연예인 커플’인 거미와 조정석은 평소 서로의 작품을 모니터하고 의견을 주고받을 정도로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평소에 그분이 칭찬을 많이 해 주는 편이에요. 때로는 ‘어떤 톤으로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정말 팬 입장으로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그분도 평소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서 곡을 쓰기도 하는데 심오한 곡들을 좋아해요. 이번 앨범에 들어갈 만 한 곡을 추천해주기도 했는데 결국 한 곡도 안 들어갔네요. 그래도 정말 든든해요.”

한편으로는 연인인 조정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서로가 하는 일에 자칫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하면서 이름이 자꾸 언급 되서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도 잘 이해해 주더라고요. 워낙 됨됨이가 좋은 사람이라서요. 그래서인지 어머니도 정말 좋아하세요. 어머니랑 친구처럼 지내요. 남자친구랑 서로 잘 통해서 교류도 있는 편이고요. 사람 대하는 모습이 진실 된 사람이라 어머니도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아요.”


○ “아이유와 콜라보레이션 꼭 하고 싶어”


데뷔 13년차를 맞이한 거미는 가요계에서 어느덧 중견가수 대열에 들어섰다. 정규앨범뿐만 아니라 드라마 OST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부른 OST중에서도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눈꽃’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 장면을 극대화 시켜주는 순간순간에 제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더라고요. 이 곡 녹음할 때 연구를 많이 했었거든요. 고민 끝에 1, 2, 3절 창법을 전부 다르게 불렀어요. 결과적으로 드라마도 제 곡도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뻤어요. 또 좋은 곡 제안이 오면 꼭 부르고 싶어요.”

요즘 대세인 콜라보레이션에 대해서도 거미는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종의 행복한 고민이랄까. 정말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뮤지션이 수두룩하단다.

“예전 인터뷰에서 아이유 씨와 하고 싶다 했었죠. 저랑 상반되는 색깔을 지니고 있어서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같이 해보고 싶어요. 사실 같이 하고픈 분들이 참 많아요. 그동안 ‘같이 하면 어울릴 것 같은데’ 싶은 분들과도 못한 게 꽤 있어서 꼭 하고 싶어요. 의논 단계까지 간 분들도 있는데 미리 말씀드리면 재미없으니까요. 구체화되면 발표할 생각이에요.”

거미는 음악적인 새로운 시도뿐만 아니라 뮤지컬과 해외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다양한 방면으로 영역을 넓히면서도 무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단독콘서트를 통해 지난해부터 이어온 소극장 공연을 계속 해나간다.

그는 “앞으로 소극장 공연이나 버스킹 쪽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장소에 연연하지 않고 관객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소통을 많이 시도하고 싶어요”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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