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권 KGC, 최장신 왼손 라이트 뽑았다

입력 2015-05-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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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와 2단공격 가능한 스펠먼 선택해
V리그 여자부 외국인 트라이아웃 마감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2015∼2016시즌 V리그 여자부 판도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인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끝났다. 지난달 29일부터 3박4일간 미국 애너하임에서 진행됐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21명의 선수 중 첫날 훈련을 통해 10명의 유력 후보를 뽑은 뒤 훈련과 실전을 통해 옥석을 가렸다.

‘달빛속의 미인 고르기’처럼 어려운 야구의 신인선수 선택과는 달리 배구는 점프와 맨투맨 패스, 수비와 공격을 보면 대충 답이 나온다고 한다. 6개 구단 감독들은 앞으로 달라질 모습까지 그려가며 선택했지만, 마음속에 정했던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있었다. 그것을 보면 새로운 시즌 구상이 보인다.

최우선권을 쥔 KGC인삼공사의 다음 시즌 배구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장신의 왼손 라이트를 뽑았다. 토종 선수들의 공격기량이 엇비슷하고, 팀의 높이가 낮은 상황에서 스펠먼에게 지난 시즌 조이스가 해줬던 것과 같은 공격부담과 2단공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희 감독의 키워드는 높이와 2단공격이었다.

2순위의 GS칼텍스는 라이트와 센터 겸용 선수를 원했다. 이선구 감독은 정대영의 공백을 메우면서 기존의 한송이, 이소영의 공격능력을 살릴 선수를 선택했다. 블로킹과 점프 능력을 살폈던 이 감독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고 했다. 육성도 중요하지만, 지난 시즌 5위에 그친 성적을 만회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다.

3순위의 흥국생명은 레프트를 뽑았다. 지난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최대어 이재영을 선택해 레프트 한 자리를 강화한 박미희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한 정시영을 활용할 방안을 찾기 위해 수비가 되는 레프트를 찾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서브리시브를 받아줄 레프트 한 자리가 비고, 높이도 낮아 고생했다. 만일 심슨이 이재영 이상의 리시브 능력을 보여준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흥국생명의 새 시즌 키워드는 결국 정시영이다.

4순위의 현대건설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왼손 라이트 황연주의 활용방법을 고려한 선택이 레프트 하통이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높이와 파워가 좋은 폴리를 레프트에 두고, 황연주를 리시빙 라이트로 기용했으나 원하던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통은 폴리보다 공격능력은 떨어지겠지만 수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통의 서브리시브 능력이 판단의 중요한 변수다. 현대건설의 다음 시즌 키워드는 역시 서브리시브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유일하게 이변이 나온 것이 IBK기업은행과 도로공사였다. 35% 확률의 도로공사와 15% 확률의 IBK기업은행의 순번이 달라졌다. 5순위가 된 IBK는 뜻밖에도 장신 라이트를 뽑았다. 그동안 김희진을 라이트로 돌리고 센터나 레프트에서 고르겠다고 했던 이정철 감독은 앞 순번의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레프트를 뽑아가자 맥마혼을 낙점했다. V리그에선 높이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믿고 새로운 공격 3각편대를 구성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같이 결정했다. 이 감독의 키워드는 높은 타점이었다.

최하위 순번의 도로공사도 공격 능력과 경험을 선택했다. 사이드블로킹이 낮은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했던 선수였다. 높이에 비해 파워는 떨어지지만 훈련으로 보강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로공사는 많은 토종 레프트들을 어떻게 교통정리 하느냐가 남은 숙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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