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골라인 판독기 도입 ‘이상과 현실 사이’

입력 2015-05-1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전남전 에벨톤 선제골 결정적 오심
브라질월드컵땐 판독기 도입해 논란 없애
K리그 투자 위축으로 예산 확보 어려워
로컬 규정으로 비디오판독 등 대안 필요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결정적 오심이 또 나왔다.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남 드래곤즈의 11라운드 경기 전반 12분 에벨톤(서울)의 선제골 상황이 문제였다. 에벨톤이 헤딩한 볼은 크로스바를 튕겨 골라인 부근에 떨어졌다. 손재선 부심은 볼이 골라인을 넘었다며 득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전남 선수들은 골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TV중계 화면에는 볼이 골라인에 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볼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야 득점이 인정된다. 전남으로선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축구에선 비디오판독을 실시하지 않는다. 또 K리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최근 도입한 골라인 판독기도 활용하지 않는다.


● 가장 어려운 판정 중 하나인 골라인 판독

축구에서 심판이 판단하기 가장 힘든 부분은 오프사이드와 골라인 판독 관련이다. 육안으로는 확실하게 판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은 지난달, 이번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때는 ‘피해자’였다. 지난달 7일 웨스턴 시드니(호주)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4차전 원정경기에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오심으로 놓쳤다. 상대 골키퍼는 경기 종료 직전 이웅희가 시저스킥한 볼을 펀칭하려 했지만,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볼은 계속 골대 안으로 향했다. 골키퍼가 몸을 날려 볼을 잡았다. 이 때 골키퍼의 몸은 골라인 안에 있었지만, 볼이 골라인을 넘었는지는 불확실했다. 심판은 노골을 선언했지만, TV중계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는 달랐다. 서울은 경기 직후 AFC에 강력히 항의했으나 판정을 되돌릴 길은 없었다. 이처럼 골라인 판독과 관련해선 오심 사례가 많다.


● 기술적 도움이 필요한 골라인 판독

축구에선 심판의 판정을 가장 우선시한다. 그러나 FIFA도 최근 들어 조금씩 첨단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골라인 판독기다. FIFA는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이를 도입했다. 판독기를 활용해 볼이 골라인을 넘었는지의 여부를 주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그 덕에 골라인 판독에 대해선 논란이 전혀 없었다.

K리그에도 골라인 판독기를 도입하면 좋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따른다. K리그 클래식에만 도입해도 총 6대가 필요하다.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국내프로축구가 위축된 상황이라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각 골대 뒤에 심판을 배치하는 6심제를 매 경기 진행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 골대 뒤에 심판이 있어도 육안으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애매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여건을 고려하면 비디오판독 도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TV중계가 완벽하진 않지만 그나마 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다. FIFA는 비디오판독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로컬 규정으로 실시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비디오판독을 골라인 판독으로 한정하면 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