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에 가까운 트레이드…친정 우리은행에서 고아라가 쓴 반전 스토리

입력 2023-03-28 13: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우리은행 고아라. 스포츠동아DB

아산 우리은행의 베테랑 가드 고아라(35·179㎝)에게 2023년은 잊지 못할 한 해다. 그는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에서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조력자가 아닌 주력 멤버의 일원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올해 5월에는 신부로 변신한다. 예비신랑은 프로농구선수로 활약 중인 안양 KGC 슈터 배병준(33·191㎝)이다. 최근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직후 KGC의 홈구장을 찾아 예비신랑을 응원하고, 정규리그 우승 세리머니도 함께 했다.

고아라는 한 번도 정상에 서보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을 뻔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기회가 찾아왔다. 우리은행으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우리은행은 부천 하나원큐에서 고아라를 영입하며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내줬다. 하나원큐는 더 이상 고아라를 활용할 계획이 없었다. 당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1순위 선수를 선발해도 즉시전력감이 되려면 일정 시간이 걸린다. 우승에 도전하는 우리 팀에는 베테랑 고아라의 합류가 도움이 된다. 5분 정도 뛰면서 수비만 해줘도 팀이 더 강해진다”고 과감한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고아라에게 우리은행은 사실상의 친정팀이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청주 KB스타즈의 지명을 받은 그는 지명권 양도에 따라 금호생명에서 데뷔했다. 하지만 한 시즌만 치르고는 곧장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금호생명에선 6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우리은행에서 뛰면서 성장을 이뤘다. 이후 용인 삼성생명과 하나원큐을 거친 그는 늘 2%가 아쉬웠다. 운동능력과 수비력을 갖췄지만 슈팅에 약점이 뚜렷했다.

우리은행 고아라. 스포츠동아DB


우리은행 코칭스태프는 고아라를 영입한 뒤 슛 밸런스를 잡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주문했다.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는 “슛을 던지는 손이나 팔 동작은 나쁘지 않다. 다만 하체 밸런스가 흔들리는 단점을 확인했다. 이를 수정하니 확실히 좋아졌다”고 밝혔다.

고아라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 36.5%를 기록했다. 최근 10시즌 동안 개인 최고 3점슛 성공률이다.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까지 ‘봄농구’ 5경기에서도 정확한 외곽포를 가동하며 우리은행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고아라의 이번 시즌 연봉은 5000만 원이었다. 타 팀 유망주 식스맨보다 적었지만, 당당히 그토록 바라던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돈보다 더 값진 것을 이룬 한 시즌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