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예비 스타들의 산실, ‘남자셋 여자셋’ 종방

입력 2015-05-21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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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5월 21일

수많은 별들은 명멸하기 마련이다. 세상을 비추듯 밝은 빛을 발하다 한순간 사그라지는 것은 순리이기도 하다. 큰 인기 속에 명예를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신기루와도 같은 곳, 연예계가 바로 그렇다. 많은 스타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지만 사랑은 또 언제 식을지 모른다.

1999년 오늘, MBC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이 막을 내렸다. 1996년 10월21일 첫 방송한 뒤 700회를 맞는 날이었다.

‘남자셋 여자셋’은 하숙집을 배경으로 풋풋한 대학생들의 일상의 해프닝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를 그린 시트콤이다. 2년 8개월의 긴 기간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최고 시청률 36%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

이 같은 시선 속에서 제목 그대로 6명의 젊은 연예인들이 시청자를 만나며 스타덤에 올랐다. 주인공인 신동엽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인기를 모으며 위상을 더욱 튼튼히 했다. 여기에 우희진을 비롯해 ‘숯검댕이 눈썹’ 송승헌, ‘아톰머리’ 이의정, 이제니, 홍경인, ‘맘보걸’ 이선정, 홍석천 등이 존재감을 알렸다. 또 하숙집 할머니 역의 김용림과 당시 MBC 코미디 프로그램 ‘오늘은 좋은날’의 코너 ‘세상의 모든 딸들’을 통해 이른바 ‘공주병’ 신드롬을 낳은 김자옥 등 베테랑 연기자들도 ‘망가지는’ 모습을 자처하며 젊은 후배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경실, 권해효, 안문숙 등도 조연급으로 출연하며 이야기를 받쳐주었다.

‘남자셋 여자셋’은 1995년 7월부터 방송한 SBS ‘LA아리랑’ 그리고 ‘순풍산부인과’ 등 1990년대 중후반 국내 방송가 시트콤의 시대를 이끈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IMF의 힘겨운 상황 속에서 정극보다는 가볍고 본격 코미디보다는 조금 더 진중한 스토리로 시청자로 하여금 시트콤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눈뜨게 했다. 또 고정된 세트와 출연진으로 안정적이면서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당시 경제상황이 만들어낸 또 다른 ‘기회요인’이 되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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