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를 위기서 구한 김경문 감독의 ‘플랜B’

입력 2015-05-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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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감독의 역량은 플랜 A가 무너졌을 때 ‘플랜 B’, ‘플랜 C’ 등 대안을 어떻게 잘 마련하느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답이 없을 때 답을 만들어내라’고 구단은 감독에게 그런 고액연봉을 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NC 김경문 감독의 선발진 운용법에는 ‘울림’이 있다.

NC는 2015시즌을 앞두고 큰 프리미엄 하나를 잃고 출발했다. 창단 후 2년간 보장된 외국인선수 +1 특혜가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NC는 지난해까지 3명을 쓰던 외국인투수 숫자가 2명으로 줄었다. NC는 고심 끝에 웨버를 포기하고, 찰리-해커와 재계약했다. 외국인선발 1명이 사라졌다는 것은 10승 이상을 잃고 시작한다는 심리적 체감일 수 있었다.

그렇다고 NC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거물투수를 영입한 것도 아니다. 여기서 김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가 생각해낸 조합은 ‘스팟 선발’의 다변화다. 선발투수 1명이 하는 몫을 2~3명으로 쪼개서 맡기는 것이다.

웨버의 공백은 40살 투수 손민한과 38살 투수 박명환이 돌아가며 메우는 모양새다. 김 감독은 사실상 두 투수에게 10일 로테이션을 시키고 있다. 투구수를 배려해주고, 한 번 던지면 다음 등판까지 한 번은 걸러주는 것이다. 1군 엔트리에서 뺄 때도 있지만 1군과 동행시키며 ‘관리’를 받도록 해준다. 박명환은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 1789일만의 선발승을 거뒀다. 손민한도 22일 목동 넥센전에서 6.2이닝 2안타 2볼넷 무실점이라는 관록을 보여줬다. 손민한은 8경기에서 무려 5승(3패)을 거두고 있다.

세 투수는 2000년대 중반까지 한화 배영수와 더불어 대한민국 3대 에이스로 꼽혔다. 그러나 어깨수술을 받은 뒤, 구속이 사라졌다. 그 공백을 두 투수는 제구력과 경험으로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베테랑은 오갈 데 없는 자신을 거둬준 김 감독에게 보은의 마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이밖에 노성호와 이재학, 이태양이 상황과 구위에 따라 선발과 불펜을 오가고 있다. 확실한 고정선발은 찰리와 해커 둘뿐이지만 NC는 포스트시즌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시즌 전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목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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