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배경은 어느 지방 야구장의 라커룸. 고시엔에 진출했던 고교 야구팀 친구들의 10년 후 이야기다. 크리스마스에 관청에서는 야구장을 헐어버리기로 한다. 사라져갈 야구장과 그곳에서의 추억을 되살리며 크리스마스이브에 이들은 다시 모인다. 역전만루홈런을 치고 죽은 류지를 붙들고 살았던 시간들, 게이로서의 삶과 아픔의 시간들, 곧 사라져버릴 지나간 시간들을 아쉬워하지만 이내 다가올 시간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극은 막을 내린다. 아름다운 무대, 배우들의 열연으로 연극 마니아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적셨던 ‘가을반딧불이’의 제작사 조은컴피니의 대표작 중 하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