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홀릭] 5∼6살 황금기…8살 넘으면 종마로 산다

입력 2015-06-05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경주마의 수명

사람의 20세 전후인 5·6세때 힘 최고
은퇴 후 목장에서 우수한 종마 퍼뜨려

말의 평균 수명은 약 25∼30년 정도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이 81.9세(남자 78.5세, 여자 85.1세)이니 사람 나이와 비교하려면 말 나이에 대략 3을 곱하면 될듯하다. 그렇다고 말 나이가 열 살이면 3을 곱해 사람으로 치면 서른 살이라고 산술적으로 계산되진 않는다. 알기 쉽게 어림잡아 그렇게 된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말의 6, 11, 31살은 각각 사람의 20, 40, 81살 정도로 본다. 사람이 20세 전후에 가장 왕성한 힘을 갖듯이 말도 5,6세 전후해서 능력과 힘의 최고점에 도달하고 이후엔 쇠퇴해 간다.


● 경주마 5∼6세가 황금기…은퇴 뒤 종마로 새 출발

사람 수명이 천차만별이듯 말의 수명도 그렇다. 웨일즈에서 태어난 ‘올드빌리’라는 말은 62살까지 살았다. 사람으로 치면 155세 정도라고 한다. 유골이 영국 맨체스터박물관에 있다. 또 2013년 영국에서 사망한 ‘쉐인’이라는 말은 51년을 살았다.

경주마는 5,6살이 황금기다. 8살이 넘으면 서서히 은퇴의 길로 접어든다. 우승마를 찍을 때 고려하는 요소는 성별 중량 기수 조련사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나이’가 가장 중요하다. 어느 나라 경마든지 출마표에는 말의 나이가 기재돼 있는 이유다.

부담 중량을 메기는 마령중량표에서도 2살에서 5살까지는 점차 부담중량이 늘고 그 후 점차 줄어들다가 어느 수준에 달하면 일정하게 지속된다. 7살을 고비로 8살부터는 과거보다 더 좋은 능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은퇴시점이다.

경주마가 은퇴했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종마로서 제2의 인생을 산다. 좋은 성적을 보인 경주마는 능력이 떨어지기 전에 종마로 환원돼 목장에서 우수한 종자를 퍼뜨린다. 경주마로 벌어들이는 상금보다도 종마로서 종부료를 버는 것이 훨씬 더 많다.


● 한국서 태어난 말과 호주서 태어난 말은 나이계산이 다르다

경주마는 나이에 따라 짊어지고 달려야 하는 부담중량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 나이를 계산하는가가 대단히 중요하다. 말은 계절번식 동물이라 봄에만 태어나는데 북반구, 남반구 사이에는 같은 봄이라도 시기적으로 6,7개월 차이가 나게 돼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반구별 연령기산법’이란 통일된 기준이 만들어졌다.

북반구에서 태어난 말은 태어난 해가 한 살이고 다음 해 1월 1일부터 한 살씩 증가한다. 이에 비해 남반구 말은 태어난 해와 그 다음해 7월까지 한 살이고 8월 1일부터 한 살씩 증가한다. 그렇게 하면 양편이 모두 마령중량과 관련해 공평할 뿐만 아니라 그 말의 산지만 알고 있으면 언제 한 살을 더 먹게 되는지 쉽게 계산할 수 있다.

말은 혈통등록서가 있어 말의 신상과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말의 치아만을 보고도 대략 몇 살이 됐는지를 알 수 있다. 두 살까지는 유치만 있고 영구치는 없다. 영구치가 위, 아래 각 한 쌍씩 있으면 보통 세 살, 각 두 쌍씩 있으면 네 살, 각 세 쌍이 있으면 다섯 살로 본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