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몸값 불만…목돈 유혹에 덜컥

입력 2015-06-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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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에 참가한 선수들이 ‘도박 및 부정행위 근절’ 서약서를 한 후 선수대표 김병지가 서약서를 낭독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왜 승부조작에 가담했나?

2011년 7월 7일 K리그의 승부조작을 파헤친 창원지검은 2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승부조작의 대상이 된 경기는 2010년 6월부터 10월까지 벌어진 15경기였다. 이 중 군팀 광주상무(현 상주)의 일부 선수들이 가장 많은 5회의 승부조작(3회 성공)을 시도했다. 대전, 대구, 인천 등 시민구단은 물론 전남, 부산 등 기업구단도 일부 포함돼 K리그 전반에 걸쳐 불법행위가 자행됐음이 드러났다. 당시 8경기 승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 전직 국가대표는 전주와 브로커로부터 8000만원을 받은 것도 부족해 직접 불법 스포츠 도박에 베팅하고 배당금 4억원을 챙겼다.

당시 승부조작은 조직폭력배 및 전주가 특정 경기를 대상으로 기획하면, 브로커 역할을 맡은 전·현직 선수들이 학교와 소속팀 선후배 등 인맥을 동원해 가담할 선수들을 포섭하면서 진행됐다. 2군 등 비주전급 선수들뿐 아니라 고액 연봉자들도 조직적으로 가담했고, 전직 국가대표들도 포함돼 국민적 공분을 샀다. 승부조작의 대가는 주로 경기 전에 전달됐고, 기여도에 따라 100만원부터 8000만원까지 수수료가 지급됐다.

그렇다면 이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스포츠인 만큼 아무래도 몸값 차이가 결정적 사유였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과 수당을 받는 선수들이 불법행위에 가담하면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생각에 덜컥 수렁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밖에 학연·지연 등으로 얽힌 인물로부터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어 가담한 경우도 있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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