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불법 스포츠 도박 종합대책 발표

입력 2015-06-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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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김영기 총재가 29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남자프로농구와 관련된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승부조작 경기, 팬들이 가려낸다


팬 모니터링 통해 불성실 경기 선정
해당 경기에 대한 감독 설명회 검토
연봉 총액 불이익·윤리강령 제정도


KBL 김영기(79) 총재는 29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프로농구계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 사건들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감독들이 불성실한 경기를 펼친 것으로 의심되는 경기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해당 팀 감독에게 설명회를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공개했다. 감독의 경기운영 자율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KBL 관계자는 “팬이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는 경기를 대상으로, 불법도박이 파고드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 심판설명회와 같은 감독설명회 도입

김 총재는 “심판에 대해 비디오 평가 제도를 시행하는 것처럼 비슷한 제도를 만들 생각이다. 불성실한 경기가 일어나면 해당 경기를 모니터링하고, KBL이 해당 팀 감독에게 설명회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팬 모니터링 제도도 실시한다. 경기운영에 대한 농구팬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팬 모니터링에서 불성실 경기라는 평가가 나올 경우 심의 대상경기로 포함시켜 KBL 규약 제107조 ‘최강의 전력과 최선의 경기 의무’를 지켰는지 심사하기로 했다. KBL 관계자는 “스포츠토토의 대상경기이기 때문에 10개 구단 모두 단 한 경기도 소홀히 치러서는 안 된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을 위해서 팀은 매 경기 최고의 멤버로 최상의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연대책임제 도입 검토

KBL은 경기와 관련된 불법행위 방지를 위해 공동체의식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속구단 내 불법행위에 연루된 자가 발생하면 공동으로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각종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선수들의 연봉 총액(샐러리 캡)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KBL은 이전부터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나 감독이 소속된 구단에는 국민체육투표권 발행을 통해 얻는 수익 배분에서 불이익을 주는 규정을 도입해놓았다. 이와 함께 구단별로 자정 캠페인을 시행하도록 하고, 지금보다 강도 높은 예방교육으로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 총재는 “지금은 시즌 개막 이전에 승부조작, 불법 스포츠 도박 관련 교육을 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고 본다. 지속적 교육으로 프로농구 관계자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 KBL 윤리강령 제정

KBL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리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경우 처벌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전 감독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사법당국의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KBL이 그의 자격을 심의하는 재정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결정한 배경이다. 김 총재는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강한 처벌 규정을 적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불법행위 방지 관련 규정도 더 강화하겠다. 프로농구 구성원 모두가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재정비해 불법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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