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KPGA…짐 싸는 선수들

입력 2015-07-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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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회-이수민(오른쪽). 사진제공|KPGA

■ KPGA투어 상반기 결산

“국내대회 점점 줄어들어 생계조차 힘들다”
떠밀리 듯 해외진출 서두르는 선수 늘어

허인회 개막전 우승으로 ‘군인 돌풍’ 주도
군산CC오픈 우승 루키 이수민 기대주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가 6월 군산CC오픈으로 상반기를 마감했다. 허인회(29·JDX상무골프단)를 앞세운 상무골프단의 돌풍과 무명들의 첫 승, 그리고 ‘루키’ 이수민(22·CJ오쇼핑)의 활약이 펼쳐지면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 ‘일병’ 허인회부터 ‘루키’ 이수민까지

4월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는 군인 돌풍이 거셌다. 올해 창단한 JDX상무골프단 소속의 허인회가 연장 접전 끝에 박효원(28)을 꺾고 우승하며 ‘군인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허인회는 버디를 할 때마다 갤러리들을 향해 거수 경례 세리머니를 펼쳐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허인회가 주도한 군인 돌풍은 상반기 내내 이어졌다. 곧바로 이어진 챌린지(2부) 투어에서는 맹동섭과 양지호가 3∼4차전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코리안투어에서도 매 대회 3∼4명의 선수가 번갈아 우승 경쟁을 펼쳤다.

문경준(33·휴셈)과 이태희(31·OK저축은행), 박재범(33)은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문경준은 5월 열린 GS칼텍스매경오픈에서 데뷔 9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태희는 올해 처음 열린 넵스 헤리티지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무명의 설움을 날렸다. 박재범은 프로 데뷔 15년 만에 국내 대회에서 우승하는 감격을 맛봤다. 2000년 데뷔한 박재범은 2011년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바이네르오픈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15년간의 한을 풀어냈다.

가뭄 속 단비도 내렸다. 루키 이수민이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하며 스타 기근에 빠진 남자골프를 이끌 기대주로 눈도장을 받았다.




● 휴식기 맞아 해외로 떠나는 스타들

2개월의 긴 휴식기를 틈 타 스타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문경준은 국내투어가 쉬는 동안 일본투어에 전념한다. 해외투어 시드가 없는 선수들도 9월부터 시작되는 일본투어 퀄리파잉스쿨 준비에 들어갔다. A선수는 “대회는 없지만 쉴 틈이 없다. 9월부터 일본투어 Q스쿨이 시작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쉬운 건 국내투어가 위축되면서 등 떠밀리 듯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투어는 시드만 유지해 놓고 해외에서 투어 활동을 하려는 골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B선수는 “국내 대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들다. 이런 현상이 몇 년째 반복되면서 어쩔 수 없이 해외투어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선수들도 일본이나 아시안투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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