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득점지원으로 본 행운과 불운의 투수는?

입력 2015-07-02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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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클로이드-장원준-해커-린드블럼(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코리아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반대로 투수가 흔들려도 타자들이 그보다 더 많은 점수를 뽑아주면 승리할 수 있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야구는 혼자 힘으로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특히 선발투수들은 타선의 득점지원에 따라 울고 웃을 수밖에 없다. 승수는 많은데 방어율이 안 좋은 투수도 있고, 방어율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도 다승 레이스에선 뒤처지는 투수도 나오는 이유다. 과연 올 시즌에는 어떤 투수가 남몰래 불운에 울었을까. 그리고 또 어떤 투수가 행운을 누렸을까.


● 양현종·클로이드·장원준, ‘득점지원을 부탁해!’

KIA 양현종, 삼성 타일러 클로이드, 두산 장원준은 올해 타선 지원을 적게 받은 대표적 투수들로 꼽힌다. 6월까지 양현종은 유일한 1점대 방어율(1.63) 투수였다. 105이닝을 던지는 동안 자책점이 19점뿐이다. 방어율 2위인 두산 유희관(101.2이닝 34자책점)과도 차이가 크다. 그런데도 8승으로 다승 공동 5위에 그쳤다.

다른 투수들과 비교해보면 더 불운하다. 퀄리티스타트(QS)를 12번이나 하고도 QS 7회를 기록한 SK 김광현과 승수가 같다. 양현종과 함께 공동 5위를 형성하고 있는 투수들 중에는 방어율 12위(3.95)인 넥센 앤디 밴 헤켄도 있다. 넥센의 강타선을 등에 업은 밴 헤켄은 경기당 6.49점을 지원 받았다. 타선이 양현종(4.46점)보다 경기당 2점씩을 더 뽑아준 셈이다.

클로이드도 마찬가지다. 6월까지 방어율은 6위였지만 다승은 공동 16위(6승)였다. 올 시즌 똑같이 10번의 QS에 성공한 유희관보다 5승이나 적다. 같은 팀 알프레도 피가로가 경기당 6.54점의 득점지원을 받는 동안, 클로이드(4.85점)와 윤성환(4.88점)은 상대적으로 더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두산 장원준도 불운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방어율 3위 투수가 다승 공동 11위(7승)에 올라있다. 득점지원(4.43점)이 양현종보다도 낮은 탓이다.



● 해커·린드블럼, 평균 6점대 ‘막강 득점지원’

반면 투구 내용에 걸맞은 보상을 받은 투수들도 눈에 띈다. 평균 6점대의 막강한 지원을 받은 NC 에릭 해커와 롯데 조쉬 린드블럼이 좋은 예다. 각각 방어율 6위와 7위에 올라있는 이들은 나란히 9승으로 다승 공동 3위를 이루고 있다. 둘 다 QS 11번 가운데 9승을 따내면서 비교적 순조롭게 승수를 쌓았다.

물론 자신의 능력과 타선의 도움이 가장 조화를 잘 이룬 투수는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유희관과 피가로다. 둘은 각각 6.73점과 6.54점이라는 넉넉한 득점지원 속에 스스로도 건실한 성적으로 보답했다. 피가로는 정확하게 자신의 QS 횟수만큼의 승리를 따냈고, 유희관도 방어율 2위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두 투수가 올해 20승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비결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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