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에 담은 속뜻은?

입력 2015-07-09 22: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신간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 화제

용돈협상, 임금협상, 가격협상, 단체협상, FTA협상, 남북협상….

우리 삶은 끝없는 협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부부간도 그렇고 부자간 또한 그렇다. 협상이란 말이 좀 비즈니스적인 냄새가 풍기지만 ‘인간적으로’ 표현하면 대화다. 그렇게 보면 협상 없는 삶은 생각하기 힘들다. 오죽했으면 세계 최고의 협상전략가인 허브 코헨이 “인생의 8할은 협상이다”라고 했겠는가.

당신은 ‘협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머리풀기용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문제 : 당신은 ‘협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① 협상은 내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는 기술이다. 유식하게(?) 표현하면 WIN-LOSE 게임이다. ② 협상은 다수의 이해관계자 간의 의견 차이를 좁히고 모두가 수용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상호 작용적인 의사소통 과정이다. ③협상은 상대의 행동, 인식, 감정을 변화시켜 가치를 키우는 의사소통 과정이다. 당신의 답은 몇 번인가. 답부터 말하면 모두 맞다. 그러나 협상은 살아 있는 생물이다. 협상도 진화한다. 60년대 이전엔 ①번이라고 생각했다. 80년대 들어 협상은 ②번으로 진화했다. 시대와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③번으로 한 번 더 허물을 벗었다. 이른바 협상 3.0시대다.

우리는 왜 협상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협상이 가져다주는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 현대는 협상의 시대고 상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협상을 알아야 한다. 협상은 강호의 도사들이 면벽해서 도를 깨닫듯 머리로 고민해서 협상하는 법을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킬이다. 상대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어떻게?

여기 협상스킬에 대한 책이 있다.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정인호 이은진 지음 l 청출판 펴냄)가 그것이다. ‘상대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법’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책 제목처럼 소크라테스에게서 협상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기원전 5세기경에 살았던 그 ‘너 자신을 알라’는 철학자? ‘고고하고 고상한’ 철학자에게서 ‘비즈니스적’인 협상을 배우라고? 그렇다. 소크라테스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협상가’다. 애플 신화의 주인공인 스티브 잡스도 생전에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과 바꾸겠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소크라테스 협상법이 도대체 뭐길래? 이 책은 8개의 챕터로 구성됐다. 각 장은 소크라테스 어록으로 테마를 구성했다. 이를테면 이렇다. ‘유일한 악은 무지이다’ ‘적을 만들고 싶다면 혀를 내밀고 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귀를 내밀어라’ ‘애증의 증표로 사람과 관계하라’ ‘살기 위해서 먹어야지 먹기 위해서 살아서는 안 된다’ ‘너 자신을 알라’ ‘악법도 법이다’ ‘나는 세계의 시민이다’ ‘세계는 정의에 의해 존재한다’. 키워드만 봐도 메시지가 떠오른다.

이 정도의 키워드만 머리 속에 담고 있어도 협상의 절반은 성공이다. 키워드 하부엔 키워드에 맞는 다양한 협상법과 노하우 그리고 실제 협상의 사례가 든든하게 받히고 있어 상대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데 자산이 될 수 있다. 협상을 잘 배우고 익히면 유연한 결과를 낳고 육체와 정신을 살찌운다.

저자는 정인호 박사와 이은진 박사다. 두 박사님들은 연구실에서 책과 씨름하며 단어 하나를 붙잡고 늘어져 ‘엑기스’를 찾는 전통적인 박사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학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야전 전투경험이 풍부한 실전형 박사다. 정 박사는 16년의 직장생활도 거쳤고 국내 굴지의 기업과 연구소에서 활동했다. 글로벌 기업 컨설팅도 맡았고 정 박사의 강연회와 세미나는 열광 그 자체다. 다수의 저서를 보유함은 물론이다. 이 박사도 협상과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으로 기업 및 연구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자, 이제 남은 건 하나다. 협상을 잘 해서 당신의 인생에서 원하는 만큼 얻을 것인가, 아니면 협상을 잘 하는 사람에게 협상 당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와 당신이 모두 만족해 육체와 정신을 살찌우는 윈-윈 협상을 할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