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기껏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무한도전’의 불편함

입력 2015-07-27 1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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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명수 인스타그램

물에서 구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무한도전’의 불편함

MBC '무한도전'의 가요제 특집이 점차 무르익어 가는 가운데 뮤지션들을 대하는 멤버들의 태도가 불편하다.

'무한도전'은 지난 4일 방송된 '가면 무도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요제 준비에 돌입했다. 미리 기사를 통해 모든 멤버들이 공개되긴 했지만 박진영, 자이언티, 혁오, 아이유, GD&태양, 윤상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각자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한 뮤지션들의 등장은 이번 가요제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사진제공=MBC


하지만 멤버들과 뮤지션들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번 가요제에 대한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멤버 몇몇이 뮤지션의 음악적 색깔을 '변신'이라는 이유로 무시하는가 하면 마치 맡긴 짐이라도 찾듯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노래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

이런 현상은 박명수와 정형돈에게서 특히 자주 일어난다. 먼저 박명수의 경우 오로지 유명세에 의존해 그와 음악적 색깔이 맞지 않는 아이유를 선택해 인위적으로 EDM을 이식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감성적인 보컬과 기타 실력으로 정상에 자리에 오른 아이유에게 EDM을 강요하는 모습은 분명히 박명수의 아집이다.

특히 지난 '가면 무도회'에서 박명수는 신나는 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이언티를 외면하고 굳이 아이유를 골랐었다. 음악적으로 상극인 두 사람의 만남에서부터 이같은 충돌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사진제공=MBC


여기에 한 술 더떠 정형돈은 밴드 혁오를 시험대에 올렸다. 지난 25일 방송에서 그는 게릴라 콘서트로 혁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고자 했다. 그는 이어진 인터뷰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왜 하필 혁오인가 하는 의심을 할 것"이라면서 이번 게릴라 콘서트의 취지를 설명했지만 이들을 뮤지션으로서 존중하는 태도가 있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동안 '무한도전' 가요제는 그들의 말대로 학예회 수준의 강변북로 가요제에서 시작해 뮤지션들의 도움을 받아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드는 축제의 장으로 발전했다.

분명히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뮤지션들이 '무한도전'을 통해 빛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엄밀히 채무관계를 짚고 넘어가면 '무한도전'이 뮤지션들에게 빚을 진 것이 맞다. 그런데 왜 지금의 '무한도전' 멤버들에게서 뮤지션에 대한 존중을 찾아보기 힘들 것일까. 이것 또한 '시청자들의 오해'인건가.

사진=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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