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위)-일본 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양국, 동아시안컵 계기로 맞대결 필요성 인지
잠시 명맥이 끊겼던 한일 축구 정기전이 또 한 번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축구계 소식통은 10일 “한국과 일본이 중국 우한에서 끝난 2015동아시안컵 기간 중 양국간 정기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최종적으로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양국 모두 정기전 부활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일전은 전통적으로 최고 흥행카드다. 동아시아의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치열한 경쟁 속에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정기전’이라는 타이틀을 단 한일전의 역사는 굉장히 복잡하다. 1990년대 이후 양국의 미묘한 입장차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첫 정기전은 1971년 9월 열렸다. 1972뮌헨올림픽 아시아 예선 동반 탈락을 계기로 양국 축구의 동반 발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해 9월 14일 도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첫 발걸음을 뗐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1991년 7월 27일 나가사키에서 우리가 1-0으로 이긴 것을 끝으로 15차례(한국 10승2무3패 우세)에 걸쳐 펼쳐졌던 정기전이 막을 내렸다. 이 때까지 한국에 7연패를 당한 일본 내 여론이 급격히 나빠진 탓이었다.
그러다 2008년 9월 대한축구협회 창립 75주년 행사를 기점으로 양국은 정기전 재개에 합의한 뒤 그해 동아시안컵(중국 충칭)에서 다시 만나 2010년부터 거행하기로 했다. 5월 24일 사이타마에서 1차전(한국 2-0 승), 10월 12일 상암에서 2차전(0-0 무)이 잇달아 개최됐다. 2011년 8월 10일에도 정기전이 열렸다. 지금도 ‘삿포로 참사’로 기억되는 이 경기에서 한국은 0-3으로 완패했다. 그러다 또 멈췄다. 2012런던올림픽과 2013동아시안컵이 이유였다.
그렇다고 양국이 정기전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이후에도 움직임은 꾸준히 있었다. 내용도 구체적이었다. 2013년 7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10월이나 11월 일본에서 먼저 치르고 이듬해 우리가 개최하는 걸 모색 중이다. 연 1회, 짝수 해는 일본, 홀수 해는 한국이 개최권을 갖는 형식”이라고 밝혔다. 물론 일본에서도 한 번씩 부활이 거론됐다. 그러나 양국간의 냉랭한 정치기류와 국민정서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분위기를 탔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2010년 2차례 대결을 기점으로 한 정기전 약속이 아직 유효하다. (양국이) 다시 협의하지 않더라도 2011년 한일전이 일본에서 치러진 만큼 우리가 (1차례) 홈경기 개최 옵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내 개최는 어려워 보인다.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예선을 겸한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한창 진행 중이라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또 양국 대표팀을 외국인 사령탑이 이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5년 전 2차례 대결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양국 대표팀을 이끌던 허정무 전 감독(프로축구연맹 부총재)과 오카다 다케시 전 감독이 한일전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동아시안컵 1-1 무승부를 포함해 양국간 역대전적에선 한국이 40승23무14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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