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K리거들의 열정, 최고 소득”

입력 2015-08-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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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2015동아시안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와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해외파 없이도 동아시안컵 우승
“소속팀에서도 한결같이 뛰어라”


“여러분들의 의지를 확인했다. 모두들 정말 고맙다.”

10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게이트로 나가기에 앞서 남자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태극전사들을 불러놓고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표팀은 9일 중국 우한에서 끝난 2015동아시안컵에서 1승2무(승점 5)로 우승한 뒤 금의환향했다. 중국을 2-0으로 꺾은 데 이어 일본(1-1), 북한(0-0)과는 비겼다. 2003년과 2008년 이후 통산 3번째 우승이다. 많은 취재진과 환영인파에 둘러싸인 슈틸리케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우승은 선수에게도, 지도자에게도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자신감도 준다. 내 자신에게도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 더 단단해진 실학축구


‘슈틸리케호’는 화려하지 않다. 아주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특징이 있다. ‘지지 않는’ 축구다. 어지간해선 패하지 않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가을 취임 이후 18경기에서 12승3무3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특히 올해는 1월 31일 2015호주아시안컵 결승에서 개최국 호주에 연장 혈투 끝에 1-2로 패했을 뿐 10승3무로 무패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축구팬들은 이를 ‘실학축구’로 부른다. 내용보다 결과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안컵에서도 그랬다. 9일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치는 바람에 자력 우승이 불발됐다. 그럼에도 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 중국과 일본이 1-1로 비긴 덕분이다. 어찌됐든 슈틸리케호는 성과를 냈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에 반박할 수 없는 이유다.

고무적인 부분은 또 있다. 전력의 핵심인 유럽파와 중동파이 빠진 가운데서도 전혀 끌려 다니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가 한국을 잔뜩 의식한 전략과 전술을 들고 나왔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알제리를 이끌고 한국에 참패를 안긴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일본은 한국을 상대로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쳐 언론의 맹비난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를 ‘존중’으로 표현했다. “상대로부터 존중을 받았다. 우리에 맞춰 상대가 대응했다. 지금까지 성적을 보면 그럴 자격이 있다.”


● 냉정과 열정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10일 자신의 데뷔전인 파라과이와의 평가전(2-0 승)을 앞두고 “공격을 잘하면 경기를 이기고, 수비를 잘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언제 어디서든 철저한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동아시안컵에서도 슈틸리케호의 효율성은 빛을 발했다. 3경기에서 1실점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빈약한 득점력이 숙제다. 찬스를 만들고 결정타를 날리는 능력을 두루 갖춰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도 인정했다. “골 찬스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 순간의 냉정함이나 기술적 부분들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K리그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동아시안컵 멤버 다수가 K리그에서 활약한다. ‘열정’을 강조했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은 아주 긍정적이다. 열정적으로 뛰었다. 해외파에 부상자, 결장 선수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이 있는 것은 좋은 신호다.”

다만 과욕은 금물이다. “모두의 열정과 열망을 느꼈다.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한결같이 뛰어라. 다만 절대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또 만나자!” 슈틸리케 감독이 해산한 동아시안컵 멤버들에게남긴 진심 어린 당부였다.

인천국제공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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