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어선규 ‘쫓기는 자’ 김효년

입력 2015-09-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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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프리 챔피언 어선규가 지난 27일 13경주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어선규는 지난주 3연승을 기록했다.

‘7연승’ 어선규, 선두 김효년에 4승차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추격자’ 어선규의 2년 연속 경정킹을 향한 돌진이 무섭다. 지난해 그랑프리 챔피언 어선규(37·4기)가 랭킹 1위 김효년(41·2기)을 맹추격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김효년의 가파른 상승세에 밀려 ‘반짝 스타’에 그칠 뻔했던 어선규는 7월 이후 그랑프리 챔피언답게 매회 최강자다운 실력을 뽐내며 최근 들어서는 김효년의 아성까지 무너뜨릴 기세다.


● 어선규, 지난주 3연승·최근 7연승…김효년과 4승차

어선규는 여름사나이였다. 날씨가 더울수록 그의 경기에 대한 열정은 태양보다 더 뜨거웠다. 어선규의 뛰어난 경기력은 지난주에도 돋보였다. 2주 만에 미사리 경정장에 등장한 어선규는 총 3회 출전해 세 경주 모두 승리를 낚아챘다. 무려 7연승째 무서운 돌진이다.

코스도 가리지 않았다. 1코스에서 우승은 당연했고 다소 불리한 4, 5코스에서 출발했더라도 노련미를 발휘하며 휘감기, 휘감아 찌르기 등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승리를 엮어냈다. 어선규의 기술을 보여주는 ‘리사이틀’ 같았다. 지난주 출전하지 않은 김효년이 어디선가 지켜봤다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경기력이었다.

상반기만 해도 올 시즌은 김효년의 독주가 예상됐다. 그도 그럴 것이 시즌 초반 출전하면 한 회차에 3∼4승씩은 기본으로 쓸어 담았다. 이 같은 상승세는 경쟁자들을 주눅 들게 했고 이는 그의 독무대로 이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랑프리 챔피언 어선규의 저력은 낭중지추였다. 7월 들어 속도를 내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김효년의 상승세에 급제동을 걸고 나섰다. 올 시즌 둘의 맞대결에서 어선규가 김효년에 4승 2패로 앞선 것 만 보더라도 어선규의 무게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난주 3연승을 보태면서 어선규는 최근 한 달간 7연승을 질주하며 지지해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24승째를 올리며 28승인 김효년에 4승차로 바짝 추격 중이다. 요즘 그의 경기력을 보면 다시 가속도가 붙은 느낌이다. 지난해 39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이후 올해도 2연패를 사수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게 느껴진다.


● 이제 4개월 남았다…어선규 VS 김효년

이제 다급해진 쪽은 김효년이다. 물론 4승차 우위를 지키는 김효년이 종합 랭킹 1위를 사수하고 있기는 하나 맹렬히 추격해오는 어선규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불안감이 엄습할 듯하다. 쫓는 자보다 쫓기는 자가 더 불안한 법. 김효년으로서는 하반기 어선규의 추격의지를 어떻게 꺾을지에 대한 전략에 골몰할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남은 4개월간 라이벌 두 선수간의 대결이 어떻게 전개될지 올 시즌 경정은 김효년과 어선규 두 스타선두간의 자존심 경쟁만으로도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경정 관계자는 “올 시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경정에 김효년과 어선규 두 선수간 라이벌전이 흥미를 더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경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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