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애매한 ‘플라핑 파울’ 판정…선수들 “휘슬, 너무 과하다”

입력 2015-09-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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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12경기서 플라핑 휘슬 13번
착지할 때 넘어져야 안전한 경우도


KBL은 2015∼2016시즌 선수들의 플레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플라핑 파울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플라핑은 과도한 몸동작을 통해 파울을 얻어내려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할리우드 액션’을 뜻한다. KBL 경기규칙은 국제농구연맹(FIBA) 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FIBA 역시 플라핑 파울에 대해선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 무분별한 플라핑, 부상을 부른다!

KBL은 8월 심판 교육을 위해 코스타스 리가스(71·그리스) FIBA 심판교육관을 초청했다. 리가스 교육관은 “플라핑은 선수, 심판, 팬들을 속이는 행위다. 처음부터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새 시즌 개막과 함께 플라핑 파울이 무분별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12일 개막 이후 16일까지 12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13번의 플라핑이 지적됐다. 선수들의 몸에 밴 플라핑 동작이 적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심판들이 과하게 휘슬을 불고 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상대팀 선수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넘어진 것이 플라핑으로 지적된 장면도 있었고, 달리는 속도를 늦추지 못해 레이업슛 시도 후 넘어진 장면에서 플라핑 파울이 불리기도 했다. 플라핑을 지적당할 경우 해당선수에게는 2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A구단 선수는 “플라핑 파울 강화는 찬성이다. 다만 과하게 분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베테랑 선수는 13일 발목 부상을 당한 LG 포워드 이지운의 예를 들었다. 그는 “이지운은 개막전(12일)에서 슛을 던진 후 달려드는 수비를 피하려고 넘어졌는데 플라핑을 지적당했다. 그래서 13일에는 또 플라핑 파울이 불릴까봐 그냥 착지하려다 상대 수비의 발을 밟고 다쳤다더라. ‘넘어지면 플라핑 파울을 분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고 설명했다.

B구단 선수는 “슈팅할 때 다리를 벌려서 일부러 수비수와 부딪치는 것은 플라핑이 맞다. 하지만 슈팅 시 상대 수비가 밀착돼 있을 때는 착지할 때 넘어지는 게 안전할 때도 있다. 다칠까 두렵다고 말하는 후배들도 있다. 판정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넘어진다고 무조건 플라핑을 부는 것은 자제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플라핑 지적, 어차피 줄어든다?


C구단 베테랑 선수는 잦은 플라핑 지적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선수는 “KBL은 판정기준에 변화를 줄 때마다 초반에는 엄청 지적을 했다. 2∼3라운드쯤 가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경기 흐름을 생각할 필요는 있다. 플라핑 지적 때문에 경기 흐름이 끊어진다. 다른 팀 경기를 보는데 흐름이 끊어지니 짜증나더라. 팬들은 오죽하겠나. 심판들이 플라핑 장면에 집중하느라 다른 판정을 놓치는 느낌이다. 심판들도 좀 적응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KBL 관계자는 “심판들도 경기 후 영상을 보면서 판정에 대해 복기한다. 현장의 의견대로 과한 지적도 있었다. 판정 적용 초기이기 때문에 적응단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경기본부에서도 더욱 정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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