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HOMERUN 2년 연속 대기록…박병호 ‘위대한 탄생’

입력 2015-09-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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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로 꼽히는 삼성 이승엽도 오르지 못한 대기록의 달성 순간. 넥센 박병호가 21일 마산 NC전 4회초 이태양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50호 홈런을 터트린 뒤 타구의 궤적을 쫓고 있다. 이 한방으로 박병호는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고지에 올랐다.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NC 이태양 상대로 130m 선제 솔로포

1. 이승엽도 못이룬 2년 연속 50홈런
2. 한국프로야구 34년 사상 첫 금자탑


넥센 박병호(29)가 2년 연속 5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박병호는 21일 마산 NC전 4회초 상대 선발 이태양에게서 좌월솔로홈런을 뽑았다. 전날 NC전에서 최금강으로부터 시즌 49호 홈런을 빼앗은 지 하루 만에 다시 비거리 130m의 대형 아치를 그리며 시즌 50홈런을 채웠다. 또 이 홈런으로 1999년 이승엽(삼성)이 세운 356루타를 뛰어넘는 역대 한 시즌 최다루타(358루타) 기록도 경신했다. 아울러 KBO리그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타점왕 동반 등극도 눈앞에 두게 됐다.

KBO리그에서 역대 한 시즌 50홈런은 4차례밖에 없었다. 이승엽이 1999년과 2003년 각각 54홈런과 56홈런을 터트렸고, 심정수(당시 현대)도 2003년 이승엽과 홈런왕 경쟁을 벌이며 53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병호가 2014년 52홈런을 치며 횟수로는 4번째, 선수로는 3번째로 50홈런 타자 반열에 올랐다.

박병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0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로 평가 받는 이승엽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넥센 심재학 타격코치는 박병호에 대해 “홈런을 치기 위해 타고난 선수”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승엽은 자신의 뒤를 이을 홈런왕으로 주저 없이 박병호를 꼽는다. 박병호 스스로는 “이승엽 선배는 감히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대단한 타자”라고 고개를 숙이지만,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하면서 이승엽의 뒤를 잇는 거포로 확실하게 인정받게 됐다.


박병호는 이날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하기 직전 “마음속에 숫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열심히 하자는 생각만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2년 연속 50홈런은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홈런으로 치고 싶다. 팀이 지면 기록을 세워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 팀이 이길 때 칠 수 있다면 그때 기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팀의 4번타자다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말을 지키겠다는 듯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팀의 4-1 승리를 이끄는 선제 결승 솔로홈런을 치며 스스로 신기록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경기 후 그는 “2년 연속 50홈런 기록이 최초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다. 팀도 이길 수 있는 홈런이라 더 기쁘다. 매년 장타자로 어떻게 하면 홈런을 더 많이 치고 많은 타점을 올릴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돼서 만족스럽다. 남은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 더 많은 승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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