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급식비리, 교사 내부 고발 “비리 어제 오늘 일 아니다”

입력 2015-10-05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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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급식비리, 교사 내부 고발 “비리 어제 오늘 일 아니다”

서울 충암고가 약 4억원의 급식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현직 충암고 교사가 내부 비리 폭로에 나섰다.

현직 충암고 교사 A씨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터질 게 터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A씨는 “충암학원의 회계비리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학교 공사비 같이 규모가 큰 분야까지 감사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비리를 폭로했다.

그는 “학생들이 먹어야 될 그런 식자재나 이런 것들을 빼돌려서 횡령을 한 걸로 알고 있다”며 “튀김요리가 많이 나왔는데 새까만 때가 끼어서 나오고 그럴 때가 많았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A씨는 “매년 교육청에서 위생상태 점검이 나오는데 거의 매년 최하위권이었다”며 “학생들한테 배식되던 밥과 반찬의 양도 항상 턱없이 부족해가지고 급식이 이루어질 때마다 난리였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4일 충암중·고교에 대한 감사를 통해 “(학교 당국이) 납품받은 식용유 10통당 약 4통씩은 빼돌리고, 나머지 기름을 여러 차례 재사용하는 방법 등을 써서 2011년부터 최근까지 식재료·식자재비 최소 1억5367만원어치를 빼돌렸다”면서 “이 기간에 최소 4억1035만원의 급식 예산을 횡령한 의혹이 있어 충암고 전 교장과 충암학원 전 이사장 등 1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학교는 급식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교실에서 급식을 받아 식사하는 학생이 많은데, 실제 음식 배송은 고용했다는 용역업체 직원이 아닌 조리원들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배송료와 용역 직원 4대 보험료 등 최소 2억5668만원을 학교 당국이 횡령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대해 충암중·고교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식용유는 불순물을 걸러 두 번까지 쓴 적이 있지만 ‘삼탕’까지 쓴 적이 없었고, 소모품 과다청구는 해마다 학생 수가 줄어 차이가 난 것일 뿐 빼돌린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시교육청은 서울 지역 사립 중·고교로 급식 감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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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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