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올드보이’ ‘공동경비구역JSA’ 잘 안 될 줄 알았다”

입력 2015-10-16 2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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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상업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했다.

박 감독은 16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영화 ‘공동경비구역JSA’ 관객과의 대화에서 “상업성과 대중성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잘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의도한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것도 아니더라. 대중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도 반응이 없거나 오히려 반응이 좋은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와 ‘공동경비구역JSA’는 안 될거라고 생각한 작품이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와 ‘박쥐’는 잘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된 작품”이라며 “내가 잘 못 맞히는 것 같다. 그래서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상업 영화를 보고 자랐고 나도 충무로에서 그런 영화들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내면화한 선’은 있다. 그래서 대중을 완전히 무시하는 선까지는 안 간다”며 “흥행이 안 되도 굉장히 망하지는 않았다. 큰 손해는 안 보거나 수출 혹은 리메이크되면서 5~6년이 흐르면 본전이 맞춰지는 영화를 해온 셈”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감독은 “상업영화를 하면서 항상 스타를 기용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스타가 보장해주는 최소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주는 게 고맙다. 그리고 그가 가진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적절히 활용하거나 어긋나게 해서 느끼는 재미가 있다. 신인이 아무리 잘해도 얻을 수 없는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신인을 공동 주연으로 기용하면 재미가 더해진다. 이것은 투자자나 관객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이라며 “나는 내가 재밌다고 느끼는 대로 쓴다. 스스로 재밌고 감동적이라고 생각한 대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2000년 9월 9일 국내 개봉 이후 15년 만에 재개봉하는 영화 ‘공동경비구역JSA’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벌어진 남북병사 총격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휴먼 드라마를 그렸다.

이 영화는 2000년 개봉 당시 9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와 더불어 58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도빌 아시아 영화제 작품상, 청룡영화제 작품상 등 수많은 해외 및 국내 영화제의 초청 및 수상을 이어가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올해로 개봉 15주년을 맞은 ‘공동경비구역JSA’는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와 4K 디지털 리마스터링돼 15일 재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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