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신중하게 고른다”는 원빈에게 왜 믿음이 안갈까

입력 2015-10-21 0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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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원빈이 영화 ‘신과 함께’ 출연을 4개월 전에 고사한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의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다.

20일 오전 한 매체는 하정우 주연의 영화 '신과 함께' 출연을 제안 받은 원빈이 이미 4개월 전에 이 작품을 고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원빈은 연내 복귀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게 됐다.

원빈의 출연 거절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실망감을 표출했다. "지나치게 고르는 것 아니냐", "CF를 안하면 모를까. 왜 신비주의를 고수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대중들의 이같은 반응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분명히 배우 중에는 다작보다는 한 작품을 하더라도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만한 작품만 고르는 배우도 존재한다. 어쩌면 원빈의 오랜 칩거에 대한 불만에 오해가 쌓인 것은 아닐까.

그러나 원빈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대중들의 반응이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의 드라마는 2000년작인 '가을동화', '꼭지'에서 멈춰있다. 원빈이 데뷔한 해를 포함해도 딱 6편이 전부다.

원빈의 영화 출연작들을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영화 '토요일 오후 2시'라는 작품에서 꽃배달원 역으로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킬러들의 수다', '우리형', '태극기 휘날리며', '마더', '아저씨'가 전부다. 대체적으로 브라운관을 소홀히 하는 배우들이 영화 출연작이 많은 것과는 분명히 이례적이다.

여기서 나오는 또 하나의 문제는 원빈이 배우로서의 역할은 소홀히 하고 광고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대중들의 비판이다.


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정보센터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원빈을 내세운 광고는 TV CF, 인쇄광고, 온라인 동영상 등 중복 검색된 결과를 포함해 700여건을 넘는다. 동일 브랜드에서 원빈을 모델로 사용해 다양한 매체로 노출시켰다고 가정해도 광고 출연 횟수가 배우로서 작품 활동을 한 횟수보다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결과가 원빈 쪽에서 말하는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고 있다"는 말에 힘이 실리지 않는 이유다. 배우로서 관객 혹은 시청자와 만나기 보다 광고주들과 만나는 횟수가 더 많은 현재의 상황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다소 극단적인 비교를 하자면 영화 '아저씨'에 출연했던 원빈의 상대역 김새론은 아역임을 감안해도 영화 출연작만 10편, 드라마 출연작만 12편이다. 이 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많은 남자 배우들이 원빈을 두고 롤모델이라고 칭한다. 또한 많은 여배우들과 걸그룹 멤버들이 그를 이상형으로 꼽는다. 정말 원빈이 누군가의 이상형이자 롤모델이라면 그에 걸맞는 활동을 보여줘야 한다. 5년동안 신중할만큼 신중했으니 앞으로의 5년은 조금 더 과감해져도 좋지 않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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