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희진 “오디션 프로 다시 나간다면? 무조건 ‘슈스케’”

입력 2015-10-20 2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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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주변이 좋지도 예쁘지도 않지만 마음을 담아 노래하고 싶어요. 가사와 감정 전달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노래에 담아 전달하고자 하는 나의 마음을 가사를 통해 느껴봐 주시면 좋겠어요.”

송희진에게 2013년은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됐다. ‘슈퍼스타K5’에 출연한 그는 TOP3에 진출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디션 출신 스타’를 넘어 진정한 뮤지션을 위한 첫발을 내딛은 송희진. 가수로 정식 데뷔한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송희진은 2일 싱글 ‘너에게 닿기까지’를 발매하며 정식 데뷔했다. ‘슈퍼스타K5 (이하 슈스케5)’ 출연 이후 2년 만에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실감이 잘 안 났어요. 앨범 준비할 때도 그랬고 막상 앨범이 나왔을 때도 그랬죠. 근데 음원이 발매되니까 마음이 ‘덜컥’ 떨리더라고요. 주변 반응도 한몫했어요. 곡이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열심히 해서 좋은 가수 됐으면 좋겠다는 격려도 해주셨어요. 특히 ‘슈스케5’에 함께 출연한 TOP10 멤버들이 축하를 많이 해줬어요.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채팅방이 난리가 날 정도였죠. (웃음)”

송희진은 ‘슈스케5’ 출연 당시 여고생답지 않은 폭발적인 감성과 가창력으로 주목받았다. 그 후 2년간 한층 성숙한 외모와 가창력으로 새롭게 무장했다. 같은 소속사 동료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올티가 작사는 물론 랩 피처링에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너에게 닿기까지’ 가사를 단순히 보면 연인에게 하는 얘기로 들려요. 사실은 내가 음악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내 음악을 기다려준 팬 분들한테 보내는 말이기도 해요. 그만큼 가사에 마음을 쏟았고 최대한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진심이 담긴 가사로 부르다 보니 몰입이 잘 됐어요. 노래 톤도 감정에 자연스레 맞춰져서 신기했어요.”

실제 노래를 들어보면 설렘과 긴장, 두려움 등의 복합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곡에 진심을 담으니 내뱉는 호흡마저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슈스케5’부터 들려준 청아한 음색이 잔잔한 멜로디와 잘 어우러졌다.

“‘슈스케5’ 당시에 고음에 대해 지적을 받았어요. 그때 깨달았죠. 고음이 꼭 크고 땅땅하지 않아도 감동을 줄 수 있더라고요. 이번 곡을 준비하면서도 그러한 부분을 신경 쓰면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 어떤 장르의 노래를 불러도 알맞게 부를 수 있도록 색다른 톤 연습도 했어요. 기타와 피아노를 배우고 작사, 작곡 트레이닝도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갔어요.”

사실 ‘슈스케5’는 송희진에게 가장 큰 기회였다. 최초 여성출연자로서 TOP3에 진출해 최고점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크게 실망할 법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실력이 부족했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당시에 아쉬웠긴 했어요. 그만큼 결승진출에 대한 욕심도 있었고요. 대중에게 어필하는 매력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탈락했어도 의외로 덤덤했어요. 오히려 10년 넘게 가수의 꿈을 꾼 내게 ‘슈스케’는 큰 선물이었죠. ‘슈스케 출신’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닐 수 있다고 한들 너무나도 소중한 기회이자 추억이 됐어요. 오디션 프로에 다시 나갈 수 있다면요? ‘위탄’, ‘케이팝스타’ 말고 무조건 ‘슈스케’에 출연해야죠. 그만큼 의미가 크니까요.”

‘슈스케5’ 이후 준비기간 동안 그는 음악활동을 쉬지 않았다. 드라마 ‘불꽃속으로’, ‘심야식당’ 등의 OST에 참여하며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았다. 2년의 시간동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고생에서 대학생이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크다.

“현재는 휴학 중이지만 서울예술대학에 입학했어요. 대학생이 돼서 좋은 점은 심야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웃음) 스케줄 다 끝나고 가끔 심야영화를 보기도 하고, 혼자 밤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으며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에요. 이러한 점들이 노래할 때 적잖은 영감을 주기도 해요. 노래나 영화로 얻은 간접 경험들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평소 홀로 조용한 활동을 즐기는 송희진이지만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상당하다. 1600여명이 가입한 그의 팬카페 ‘지니어스’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존재한다.

“최근 팬 카페에 제 신곡으로 배경음악이 바뀌어있더라고요. 사실 ‘슈스케5’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아직도 기억해주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슈스케5’ 생방송 당시 무대를 마치고 내려가는데 이모 팬 한 분이 커다란 곰인형을 주시더라고요. 장문의 편지도 있었는데, 그분은 언제나 장문의 편지를 보내주세요. 그분의 편지를 읽으면 마음을 편해지고 든든해요. 저도 그런 편안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송희진은 롤모델인 박정현처럼, ‘슈스케’ 선배 허각처럼 혹은 소속사 선배 윤하처럼 뛰어난 실력의 가수를 꿈꿨다. 자신의 음악을 그저 들려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그는 소극장콘서트 개최라는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홍대광 선배님과 윤하 선배님의 소극장 콘서트를 본 적이 있는데 인상 깊었어요. 크지 않은 공간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오로지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무대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슈스케’ 하면서 처음 올랐던 평화의전당 무대에서 단독 콘서트도 열고 싶어요. 효린, 에일리 선배님처럼 솔로로 활동하는 여가수분들과 함께 모여 무대를 꾸미는 것도 희망사항 중 하나에요.”

마지막으로 송희진은 스타성도 좋지만 음악적인 부분이 많이 부각되기를 희망했다. 데뷔에 만족하지 않고 R&B 소울 같은 새로운 장르에 끊임없이 도전할 것을 약속했다. 똘망똘망한 모습으로 TV에 출연했던 여고생 송희진이 진짜 가수로 보이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C9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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