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백산수의 ‘대륙 입맛 사로잡기’

입력 2015-10-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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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백두산 인근에 생수 브랜드 백산수의 신공장을 짓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백산수가 중국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제공|농심

■ 신공장 완공, 중국 본격 공략 개시


2025년까지 중국 전역 매출 1조원 목표
신라면 영업망 통해 초기에 입점율 제고
박준 대표 “세계적 생수와 나란히할 것”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가 중국 대륙을 뒤흔들 수 있을까.

농심은 최근 백두산 백산수의 신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안도현 이도백하에 위치한 신공장은 30만m²의 부지에 공장동, 유틸리티동, 생활관 등 연면적 8만4000m² 규모로 건설됐다. 현재 신공장 내 생산라인은 2개다. 0.5L와 2L제품을 각각 생산하며 분당 약 1650병의 백산수를 생산한다.

백산수 신공장에는 0.5L와 2L제품을 생산하는 2개의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 깨끗한 물과 첨단 장비의 결합

백산수의 가장 큰 장점은 세계 3대 수원지 중 하나인 백두산 천지수(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백두산은 스위스 알프스, 러시아 코카서스와 함께 세계 최고의 수원지로 꼽힌다. 수원지는 중국 정부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 내에 위치해 엄격히 보호되고 있다. 특히 원시림보호구역 내의 내두천(내頭泉)은 화산활동이 진행 중인 백두산의 화산암반수를 머금고 있다. 백두산 천지의 풍부한 수량과 기온, 자연환경 등 모든 면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최신 기술과 설비로 집약된 최첨단 생수공장이라는 점이다. 수원지로부터 흘러온 물을 여과하는 설비는 독일의 펜테어(Pentair)사로부터 도입했다. 수원지와 공장을 잇는 3.7km의 송수관로를 거쳐 공장으로 유입되는 물에 대한 최종 여과작업을 수행한다. 페트 용기 제작은 캐나다의 허스키(Husky)사가 맡았다. 생수병과 뚜껑(캡) 형태를 성형하는 사출 작업을 담당한다. 허스키사는 생수용기 사출설비에 있어서 세계 80%의 점유율을 보이는 글로벌 업체다. 충전과 포장 설비는 독일의 크로네스(Krones)사 제품이다. 흔히 보틀링(Bottling)이라고 하는 물을 생수병에 담는 공정부터 라벨지 포장, 컨베이어 벨트 이송, 적재까지 대부분의 공정을 크로네스사의 첨단 설비가 담당한다. 이런 첨단 설비를 통해 신공장은 연간 최대 125만t의 백산수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 중국시장을 점령하라

농심은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백산수의 70%를 중국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중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1000여개의 신라면 영업망을 활용해 초기 입점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중국 지역을 22개 시장으로 세분화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단계별로 공략하는 가운데 1단계 공략지역으로 수원지 인근의 동북3성(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과 상해시, 청도시 등 3곳을 정해 영업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후 동부해안 대도시와 서부내륙 지역으로 차츰 영역을 넓혀나가 2025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1조원의 백산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중국의 생수시장 규모(2014년 기준)는 약 23조원으로 한국(6000억원)의 38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소비자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과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급격한 도시화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좋은 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최근 중국 기업들이 백두산 광천수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백두산 생수 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 기업은 캉스푸(중국 라면 1위 기업), 농푸산췐(생수기업), 와하하(음료기업), 헝다(부동산기업), 퉁이(식품기업) 등이다. 또 부창(제약기업), 야커(제과기업) 등도 백두산 광천수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농심 박준 대표이사는 “백산수 신공장이 풀가동되고 중국 내 판매와 해외수출이 본 궤도에 오르면 한국기업의 생수 브랜드가 세계적인 생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0년 동안 ‘면(麵)의 역사’로 굵은 족적을 남긴 농심이 백산수를 통해 글로벌 생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도백하(중국 길림성)|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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