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잔인한 가을’…이제는 웃을 수 있다

입력 2015-10-23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오재원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PO 4차전 6회말 1사만루서 1루수 키를 넘기는 선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1루서 팔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PO 4차전 결승 2타점…실력으로 이겨낸 야유

두산 오재원(29)이 잔인했던 가을잔치에 종지부를 찍었다.

오재원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0-0으로 맞선 6회 1사 만루서 선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사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1루수 앞 땅볼을 쳤지만 크게 바운드되면서 전진수비한 테임즈의 키를 넘겨 우익수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PO를 3승1패로 마치고 PO에 올라왔지만, 오재원에게는 올 가을이 잔인하기만 했다. 11일 준PO 2차전 수비 과정에서 넥센 서건창과 마찰을 빚으며 벤치 클리어링을 야기했다. 큰 충돌로 확대되진 않았지만 가뜩이나 예민한 양 팀 선수들의 신경은 더 날카로워졌다.

오재원의 시련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넥센 팬들은 준PO 3차전이 안방인 목동구장에서 열리자 기다렸다는 듯 그를 향해 야유를 쏟아냈다. 아무리 강인한 멘탈을 지닌 사람이라도 버티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오재원은 준PO 3차전부터 PO 1차전까지 10타수 2안타에 그쳤다. 결정적 득점 찬스를 무산시키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이날도 2회 1사 2·3루서 투수 앞 땅볼을 치며 천금같은 기회를 날렸다. 그러나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을 끝까지 교체하지 않았다.

오재원은 자신을 믿어준 팀을 위해 힘을 냈다. 21일 PO 3차전을 앞두고는 딱딱한 벤치 의자에서 경기를 보는 선수들을 위해 병원에서 공수한 척추교정 간이의자를 놓는 세심함도 보였다. 그리고 팀이 벼랑에 몰린 가운데 맞은 4차전에서 결정적 한 방을 터트려주며 시리즈를 5차전으로 몰고 갔다. 오재원의 얼굴에도 비로소 웃음꽃이 피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