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 Clean] 한 타에 목숨 거는 골퍼들…검은 유혹, 발도 못 붙인다

입력 2015-11-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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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사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골프계는 불법 스포츠도박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클린 플레이와 선전을 다짐하는 여자 프로골퍼들. 사진제공|KLPGA

■ 17 골프, 불법 스포츠 도박 안전지대 왜?

KLPGA 클린센터 운영…홈피 배너 광고
KPGA도 연간 2∼3차례 정기 교육 실시
골퍼들 경각심 제고…사전 예방 큰 도움
결과는 선수 책임…개인 스포츠 특성도


불법 스포츠도박과 승부조작 파문이 프로스포츠계를 강타하고 있다. 식을만하면 다시 불거져 나오는 스포츠스타들의 도박과 승부조작 가담은 팬들의 차가운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프로골프는 아직까지 불법스포츠 도박의 안전지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 검은 유혹이 시작될지 모른다. 이에 국내 남녀 프로골프협회에서는 불법 스포츠도박과 관련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며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선수들을 위한 교육을 통해 미리부터 차단과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KLPGA 클린센터 운영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 예방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홈페이지에 ‘KLPGA 클린센터’ 배너 광고를 게재하고 불법 스포츠도박과 관련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승부조작 및 불법스포츠 도박을 근절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기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수와 협회 그리고 스폰서가 힘을 합쳐 부정행위를 근절함으로써 건전한 스포츠문화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클린센터에서는 승부조작 관련 제의와 가담, 불법 스포츠 베팅 참여, 금품 요구, 청탁, 협박, 폭행 행위 및 기타 관련 정보 등을 접수받고 있다. 신고자의 신분을 비밀로 보장해 신고에 대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김남진 KLPGA 사무국장은 “대개 교육은 1년에 두 차례 정도 진행된다. 특히 협회에서는 신입회원들을 대상으로 불법 스포츠도박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도록 강화된 교육을 실시하며 예방에 신경 쓰고 있다”면서 “클린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다행히 KLPGA투어와 관련해 아직까지 단 한 건의 접수 사례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불법 스포츠 도박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협회에서는 불법 스포츠도박과 관련해 선수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건전한 프로스포츠 문화정착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서도 불법 스포츠도박 차단과 근절, 예방에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철저한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를 초빙해 연간 2∼3차례 정기 교육을 실시하면서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도박 또는 승부조작에 발을 들여놓지 않도록 차단하고 있다. 정의철 KPGA 과장은 “불법 스포츠도박과 관련해 매년 2∼3차례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선수는 물론 경기위원과 협회 직원 등을 대상으로 불법 스포츠도박 참여 및 승부조작 가담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 교육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는 것은 물론 선수들에게 불법 스포츠도박 및 승부조작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성호 프로는 “불법 스포츠도박이나 사이트에 대해서는 뉴스나 SNS 등을 통해서만 접해 위험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관련 교육을 통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되새길 수 있었다. 불법 스포츠도박 뿐만 아니라 선수는 그 어떤 베팅에 참여해서도 안 된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됐다. 협회의 교육이 불법 스포츠도박의 위험성을 알리고 사전에 방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골프가 불법 스포츠도박의 청정지대인 이유

골프가 불법 스포츠도박의 청정지대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야구나 축구, 농구, 배구와 달리 개인 스포츠라는 특성 때문이다. 골프는 매 대회마다 억대의 우승상금을 놓고 경쟁이 펼쳐진다. KLPGA투어의 경우 올해 열린 29개 대회의 우승상금은 최저 1억원에서 최고 3억원이다. 뿐만 아니라 예선만 통과하면 최소 25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1타의 결과에 따라 우승과 준우승이 결정되고, 예선탈락이라는 기로에 서게 된다. 1년 동안 시즌이 계속되고 연말에는 상금랭킹 순위에 따라 차기 연도 시드가 주어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즉, 선수가 1게임을 망치게 될 경우 그 파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른다. 최악의 경우 시드를 잃고 선수생활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프로골퍼는 상금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기업의 후원을 받는다. 선수마다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수천 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골프선수를 후원하면서 여러 조건을 따진다. 첫 번째는 실력이지만, 그 밖에도 선수의 이미지와 장래성과 스타성 등 조건에 따라 후원금액을 결정한다. 프로골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스스로 이미지를 관리하고 만들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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