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 중국서 동시방송…왜?

입력 2015-11-11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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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태양의 후예’-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아래). 사진제공|SBS·그룹에이트

‘태양의 후예’ ‘사임당 더 허스토리’ 등
중국 불법유통 방지·투자유치 마련책

지난해 초 종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가 중국으로 퍼지면서 현지에서 한국드라마에 갖는 관심은 1년 사이 더욱 거세졌다. 넓은 땅덩어리와 수억의 인구 그리고 특유의 열광적인 반응. 국내 드라마업계에서는 이만한 시장과 손님도 없다. 결국 중국시장을 본격적으로 목표로 삼아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여러 대안 중 하나가 한국드라마의 중국 동시 방영이다. 내년 2월 방송 예정인 송중기와 송혜교 주연작 KBS 2TV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이영애의 복귀작인 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 7월 김우빈과 수지가 나서는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 그리고 중국드라마 ‘보보경심’을 이준기가 주연해 리메이크하는 ‘달의 연인’ 등이 그렇다. 한국드라마의 한·중 동시 방영에 얽힌 셈법은 결국 콘텐츠의 온전한 가치를 지키고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 겉으론…한국드라마를 살리기 위해

1∼2년 전부터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한국에서 드라마가 방송된 지 불과 몇 분 뒤에 해당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물론 불법이다. 그 사이 한국드라마의 정식 판권 수출료는 급격히 낮아졌다. 중국으로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본 드라마를 굳이 많은 돈을 지불해 판권을 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한국드라마라고 그 적정한 대가를 받기도 어려워졌음은 물론이다.

때문에 한국 제작사들은 작품의 가치를 온전히 지키고 완성도를 인정받기 위해 철저한 시스템을 확보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중 동시 방영이다. 피해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드라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한국드라마의 중국 동시 방영은 동영상 사이트를 통한 온에어 형태로 이뤄진다. 이를 위해 한국드라마는 중국 방송담당 정책부서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의 약 2개월에 걸친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제작은 방송 두 달 전에 모두 완료하고 완성분을 중국에 넘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심의를 통과하면 한국과 중국에서 드라마가 동시에 공개된다.


● 속으론…막대한 자본과 수익을 위해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쥐고 있는 막대한 돈도 무시할 수 없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드라마 제작에 첫 발을 내딛은 영화배급사 NEW는 중국 화책미디어로부터 535억원을 투자받았다. ‘사임당 더 허스토리’의 제작사 그룹에이트는 홍콩 최대 글로벌 기업 엠퍼러그룹의 자회사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와 1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기도 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투자 유치를 통해 방송사가 지원하는 부족한 제작비에 허덕이지 않고 촬영을 진행할 수 있다. 시청몰입을 방해하는 무리한 간접광고(PPL)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연기자들의 출연료도 충당할 수 있으며, 적어도 출연료를 주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뜩이나 높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출연료가 턱없이 더욱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측에서는 여전히 드라마 출연자 특히 주연 연기자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한 명성을 지닌 한류스타는 손에 꼽을 정도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한류스타의 명성이 투자 유치의 가장 큰 전제조건이다. 이 부분이 충족되지 못하면 동시 방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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