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5홈런이면 초기비용 1200만 달러도 아깝지 않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 박병호((29·넥센)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모습이다. 미네소타 지역매체인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과 ‘세인트폴 파이오니어 프레스’ 등이 연일 박병호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의 E. 닐 기자는 “박병호는 일본인 내야수 니시오카 쓰요시와 확연히 다르다. 포스팅 비용이 이를 증명하고, (유망주 미겔 사노와 함께) 많은 홈런과 볼넷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25홈런이면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장밋빛 전망을 드러냈다.
미네소타는 아시아선수 포스팅에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2010년 11월, 일본프로야구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은 지바롯데 니시오카(30)에게 532만9000달러를 안기며 포스팅 경쟁의 승리자가 됐다. 당시 그는 공수를 겸비한 선수로 2010년 지바에서 타율 0.346, 11홈런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이에 부응하듯 미네소타도 3년간 925만 달러의 조건에 연봉계약을 맺었고, 옵션 1년을 추가로 걸었다. 하지만 환희가 실망으로 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니시오카는 적응에 실패하며 2시즌 동안 71경기 출전해 타율 0.215(233타수50안타)에 그쳤다. 홈런은 단 하나도 없었다. 3+1년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한신(일본)으로 돌아갔다. 아픈 기억 때문에 몇몇 미네소타 팬들은 박병호 포스팅에 우려 섞인 시선을 드러내는 것도 사실이다.
닐 기자는 니시오카와의 비교를 일축했다. 그는 “일본리그와 한국은 엄연히 다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힘(파워)의 가치를 중시한다”고 박병호를 두둔했다. 같은 매체의 닉 넬슨은 “박병호를 비교하기 위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에 오른 강정호(피츠버그)의 사례를 봐야한다. 박병호의 성공을 낙관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이 매체는 “(박병호와의 계약을)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는 미네소타 테리 라이언 단장의 인터뷰를 전하며 조기 계약을 전망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