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입성 신세계, 롯데 소공점과 정면대결

입력 2015-11-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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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관세청의 특허 심사를 통해 서울 시내 면세점 진출에 성공한 신세계가 후보지로 발표한 남대문 본점 신관. 7월 서울 신규 사업자 선정 때 실패했던 신세계는 남대문 지역 관광 개발을 약속하며 재도전해 이번 심사에서 기존 SK 워커힐면세점의 사업권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 면세점전쟁 승자 신세계·두산의 과제

소공점 브랜드 이점, 중국 관광객 충성도 높아
남대문 관광개발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 필수
두산, 명동에 비해 매출 낮은 동대문 위치 변수


그룹 총수까지 나서 총력전 양상을 띠었던 ‘면세점 대전’ 2라운드의 승자는 신세계와 두산이었다.

관세청은 14일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진행한 서울과 부산의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롯데 소공점, 신세계 남대문 신관, 두산의 동대문 두산타워를 선정했다. 롯데는 2개 영업점 중 잠실월드타워점 영업권을 두산에 빼앗겼고 SK도 워커힐 영업권을 신세계가 가져갔다. 부산에서는 신세계가 패션그룹 형지의 도전을 뿌리치고 사업권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 롯데, 상처뿐인 수성…SK, 23년만의 완전 철수

매출 1위인 소공점은 지켰지만 사실상 ‘상처뿐인 수성’이다. 면세점 국내 1위, 세계 3위인 롯데는 경영능력과 제품조달능력 등 객관적 지표에서 앞서 2개 영업점 모두 수성이 가능했던 싸움을 오너일가의 분쟁으로 인한 ‘자책골’로 실패했다.

롯데는 당장 면세점 사업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호텔 롯데의 기업공개(IPO)에 비상이 걸렸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는 신동빈 회장이 약속한 그룹 개혁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롯데는 15일 “국민에게 송구하다”며 “선정결과를 아쉽지만 겸허히 수용하고 호텔상장 등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23년 만에 면세점 사업에서 완전 철수하는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이번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운영기업인 SK네트웍스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워커힐면세점 면적을 롯데소공점에 육박하는 리노베이션을 진행했지만 결국 지키지 못했다. SK의 실패는 무엇보다 입지의 불리함이 컸다. 워커힐 면세점 설립 자체가 호텔과 카지노 고객을 상대로 한 것이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 관광개발 효과가 떨어지고 일반 관광객의 접근성도 떨어졌다. 또한 23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이 2747억원으로 롯데 월드타워점의 57%에 불과해 기존 사업자가 유리한 경영능력에서 큰 점수를 따지 못했다.


● 신세계, 매출1위 롯데 소공점과 경쟁…두산은 글로벌브랜드 유치 관건

신세계는 이번 면세점 대전에서 수성과 공성에 모두 성공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부산 면세점을 지키는데 성공했고, 7월 사업자 선정 때 실패했던 서울 입성도 달성했다.

그러나 신세계는 앞으로 이웃에 자리 잡은 업계1위 롯데 소공점과 힘든 경쟁을 해야 한다. 롯데 소공점은 방한관광시장의 주류인 중국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면세점이다. 업계 리딩 브랜드라는 이점에 면세점에 대한 중국인 관광객의 충성도 역시 높아 만만치 않다. 신세계는 소공점과의 경쟁보다는 남대문 관광 개발을 통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동대문 두산타워를 통해 면세점 사업에 입성한 두산도 앞으로의 행보가 간단치 않다. 동대문은 명동에 이어 관광객 인기 2위 지역이지만 면세점이 없다. 명동에 비해 지역 매출이 높지 않아 앞으로 시장 잠재력은 크지만 유통사업 경험과 물류 인프라가 없는 약점을 얼마나 단기간에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면세점 성공의 핵심인 해외 글로벌브랜드(명품)를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느냐도 향후 영업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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