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박지성 “베컴처럼 2세와 출전?…난 너무 늙어버릴것 같다”

입력 2015-11-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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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축구선수 박지성.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유니세프 자선전 세계연합팀 풀타임 출전
아들과 함께 뛴 베컴, 훈훈한 장면 연출도

1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선 유니세프 자선경기가 열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낳은 세계적 스타 데이비드 베컴(40)과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각각 주장과 사령탑을 맡은 영국연합팀과 카를로 안첼로티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이끈 세계연합팀이 7만5000여 관중의 함성 속에 ‘별들의 잔치’를 치렀다.

당초 ‘프랑스축구의 레전드’ 지네딘 지단(43)이 세계연합팀 주장을 맡아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경기 전날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사건으로 인해 결장함에 따라 ‘포르투갈축구의 전설’ 루이스 피구(43)가 대신했다. 같은 이유로 파트릭 비에이라(39), 막스웰(34·파리 생제르맹) 등도 빠졌다. 카푸(45), 호나우지뉴(35·플루미넨세), 올레 군나르 솔샤르(42), 에드윈 판 데 사르(45), 라이언 긱스(42), 폴 스콜스(41) 등 슈퍼스타들이 함께한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34)도 세계연합팀의 일원으로 당당히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경기는 한마디로 축제였다. 입장권 가격도 자선경기라 저렴했던 데다, 베컴과 퍼거슨의 컴백, 그리고 화려한 라인업 덕분에 순식간에 매진됐다. 보통 자선경기에선 티켓이 안 팔릴 경우에 대비해 몇몇 구역은 판매하지 않는데, 이날은 경기장 모든 구역이 꽉 찼다. 베컴이 유니세프 홍보대사 활동을 시작한지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경기였고, 수익금은 모두 유니세프로 기부됐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지만, 분위기는 뜨거웠다. 선수들이 웜업을 하는데도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고, 특히 베컴이 등장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장내아나운서가 경기장으로 등장하던 존 테리(35·첼시)를 향해 “현재 프리미어리그 하위권 팀 주장”이라고 소개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환호했다. 박지성은 왼쪽 윙백을 맡아 세월의 흔적 없이 바쁘게 뛰었다. 경기는 영국연합팀의 3-1 승리로 끝났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후반 30분경 장내아나운서가 영국연합팀의 선수교체 때 “넘버 7 데이비드 베컴이 아웃되고, 넘버 7 브루클린 베컴이 투입된다”고 발표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브루클린(16)의 등장에 관중은 하나같이 일어나 부자의 감동적인 장면을 바라봤다. 특히 7분 뒤에는 베컴이 다시 교체로 들어가 자신의 아들과 함께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다음은 경기 후 박지성과의 일문일답.


-오랜 만에 뛴 경기다. 세계적 선수들과 함께한 소감은.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경기에 좋은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풀타임을 뛰었는데 체력적으로는 괜찮았는지?

“사실 선수가 많지는 않아서 풀타임을 뛸 수밖에 없었다.(웃음) 괜찮았다.”


-데이비드 베컴이 자신의 아들과 함께 뛰면서 감동적 장면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2세와 함께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어떨지?


“내가 그렇게 되기엔 너무 늙을 것 같다.(웃음)”


-퍼거슨 감독이나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오랜만에 만났을 텐데?

“전에 알던 선수들이나 퍼거슨 감독님과 인사하고 얘기를 잘 나눴다. 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근황을 물었다.”


-한국에서도 많은 팬들이 경기를 봤는데,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사실 이제 선수도 아니고, 다음 경기가 있을 것도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많이 봐주셨다는 것은 그만큼 이 경기가 많은 관심을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고, 굉장히 의미 있는 경기에 참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응원 감사드린다.”

맨체스터(영국)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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