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 불펜’ 증명한 국민감독 김인식

입력 2015-11-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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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야구국가대표팀 감독(가운데)은 2009년 한화 사령탑을 끝으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한 현장감으로 노련하게 팀을 지휘하고 있다. 특히 단기전에 특화된 마운드 운영은 ‘작두 불펜’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인식 야구국가대표팀 감독(가운데)은 2009년 한화 사령탑을 끝으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한 현장감으로 노련하게 팀을 지휘하고 있다. 특히 단기전에 특화된 마운드 운영은 ‘작두 불펜’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철저한 전력 분석으로 귀신같은 타이밍의 투수 교체
2009년 프로무대 떠난 이후 6년 만에 현장 복귀
‘프리미어 12’서 변함없는 감으로 ‘단기전 백미’ 연출


김인식 감독(68)은 2009년 한화 사령탑을 끝으로 현장을 떠났다. 6년 만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컴백한 그는 여전히 ‘현장감’을 잃지 않고 있었다. 단기전에 특화된 마운드 운영으로 ‘작두 불펜’이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표팀은 출발부터 험난했다. 부상 등으로 인해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대회에 임박해선 대표팀에 발탁된 삼성 주축 투수들의 해외원정도박 스캔들까지 터졌다.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에게도 ‘현장감’이라는 물음표가 달렸다.

그러나 김 감독이 쌓아온 국가대표 사령탑 경력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까지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시즌 직전에 열려 현역 감독들이 기피하던 WBC의 ‘구원투수’였다.

조별예선이었던 14일 멕시코전과 15일 미국전, 8강전이었던 16일 쿠바전에선 현역 감독들도 가장 어렵다고 하는 투수 교체 타이밍이 돋보였다. 선동열 투수코치와 함께 단기전에 최적화된 ‘끊어가기’를 구사했다. 특히 멕시코전에선 4-2로 추격당하자 선발 이태양(NC)을 3이닝 만에 강판시키고, 불펜을 조기 가동했다. 임창민(NC·1.1이닝)~차우찬(삼성·3이닝)~정대현(롯데·1.1이닝)~이현승(두산·0.1이닝)이 내준 점수는 단 1점. 그나마도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교체 타이밍도 적절했다. 상대 타자의 유형에 맞춰 더블스토퍼 정대현과 이현승을 썼다.

대표팀 마운드 운영에서 핵심적 고려대상은 상대 타자의 좌우 유형이다. 여기에 상대 벤치에 남은 대타와 대주자 요원을 파악해 대입한다. 실제로 멕시코전 9회말에는 상대가 기용한 대주자, 대타 카드를 정확히 예상해 4-3,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철저한 전력분석을 통해 시나리오를 짜서 대처한 것이다. 김 감독은 “단기전에서 보직을 확실히 정해놓고 가는 팀도 있지만, 실패할 확률도 높다. 국제대회는 국내리그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밝혔다.

불펜 운용에서 묘수를 발휘하며 KBO리그를 선도하는 한편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일깨우며 국제대회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온 ‘국민감독’의 건재를 확인한 ‘프리미어 12’다.

타이중(대만)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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