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마술사’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를 둘러싼 사랑과 대결, 모든 운명을 거스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속 주요 무대인 ‘물랑루’는 ‘없을 물(勿)’, ‘밝을 랑(朗)’, ‘정자 루(樓)’, 밝음이 없는 곳. 즉, 질서, 계급 없이 모두가 즐기는 곳이라는 뜻으로 신분을 뛰어넘는 주인공들의 관계를 은유하는 동시에 화려함이 극치가 된 볼거리를 선보임을 예고한다.
공개된 컨셉 아트를 통해 물랑루의 새로움과 화려함을 확인할 수 있다. 유승호가 분한 조선 최고의 마술사 ‘환희’는 이 무대에서 황홀한 마술을 펼쳐 여심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물랑루는 객석과 무대가 나눠진 서양 셰익스피어 극장의 기본 골조에 조선의 양식과 청나라의 양식이 절묘하게 섞인 건축 양식을 지녔다. 공연자가 서는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객석은 복층 구조로 되어 있어 아래층은 서민층이, 2층과 3층으로 올라갈수록 신분과 계급이 높아져 인간의 계급 구조와 그 욕망들이 표출된다.
물랑루 대형 세트장은 야외 부지에 실제 건축에 가까울 정도로 견고하게 지어졌다. 약 80일 이상의 제작기간과 약 7억 정도의 제작비용이 들었다.
연출을 맡은 김대승 감독은 “영화의 주요한 소재인 마술을 조선시대와 연결시키면서 시대적인 제약을 많이 받았다. 우리의 전통적인 무대는 마당처럼 사방에서 다 볼 수 있는 곳에서 마술 공연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상상력을 더하되 최대한 거짓처럼 보이지 않게 만들고자 했다. 물랑루라는 이름의 뜻처럼 밝음이 없는 곳, 이를 테면 기존 질서, 계급 구조조차 없어져버린 공간으로서 존재를 확장시켰다”고 물랑루의 탄생 계기와 컨셉을 말했다.
미술을 담당한 조화성 미술 감독은 “인물의 감정들 못지 않게 또 하나의 새로운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게 물랑루이다. 몽환적인 분위기와 여러 감정적인 부분을 호소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고 물랑루의 미술 컨셉을 밝혔다.
영화의 소재 뿐아니라 공간 역시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함을 가지고 김대승 감독 특유의 분위기와 안정된 연출력을 기반으로 웰메이드 사극의 정점을 선보일 것이다.
김대승 감독의 신작이자 20대 대표 배우 유승호, 고아라의 환상의 케미와 열연이 빛나는 영화 ‘조선마술사’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