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자기야’, 여기 ‘위대한 유산’ 준비했어…MBC 목요일 징크스 깰까

입력 2015-11-26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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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냐, 예능이냐.

26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열린 MBC 새 예능프로그램 '위대한 유산' 기자 간담회에서 화두가 된 부분이다.

리얼 예능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기긴 했지만 엄밀히 따졌을 때 교양과 예능 프로그램의 가장 다른 점은 실재성이 아닐까 싶다. 가공을 배제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교양 연출의 중심축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갈등 등 과정을 담아내는 ‘위대한 유산’이 어떤 부류에 속하는 지 다소 애매해진다. 제작진도 의견이 갈릴 정도였다.

안소연PD는 이날 “파일럿 때는 한 회에 모든 걸 보여줘야 해서 교양이나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정규로 편성되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예능으로 정했다”며 “‘위대한 유산’은 감동과 재미가 모두 있는 예능프로그램이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김명정 작가는 “교양과 예능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며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을 소재로 하다보니 교양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 진하게 풍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추석 파일럿 방송 후 호평 받으며 정규 편성된 ‘위대한 유산’에는 영화감독 임권택·배우 권현상 부자(父子)와 부활의 김태원, 배우 강지섭, AOA 찬미가 출연한다.

김명정 작가는 "부모의 직업이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직접 만나야했다"며 "연예인 부모의 30%는 자식이 벌어주는 돈으로 사업을 하고 있거나 또 30%는 직업이 없었다. 섭외 때문에 정규 편성이 예상보다 3주 정도 늦어졌다. 시청자와의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연예인 집안이 필요했다. 화려한 집안에서 자란 연예인이 아닌 리얼리티를 더 살렸다"고 섭외 과정을 언급했다.

이에 안소연 PD는 "임권택 감독과 배우 권현상 때문에 금수저 논란을 이야기하는 시청자도 있다"며 "권현상은 8년 차 배우고 임권택의 아들인 척 하지 않으려고 성 씨까지 바꿨다. 임권택도 아들을 도와줄 생각이 없다. 그래서 섭외했다. 정신적 유산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일부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대한 유산’은 파일럿 때와는 사뭇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 목요일의 최강자 SBS ‘자기야-백년손님’과 동시간대 경쟁을 벌여야하기 때문이다. ‘자기야-백년손님’은 장모와 사위의 관계에 집중한 리얼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위대한 유산’과 비슷하다.

장형원 콘텐츠제작1 부장은 “다큐멘터리의 영역이 모든 방송사를 통틀어서 하락세”라며 “‘위대한 유산’에는 예능 포맷의 장점과 가족이라는 소재가 합쳐져 있다. 오랫동안 두고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의 가치를 지닐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프로그램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박영미PD는 “누군가의 아들, 딸, 엄마, 아빠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다”고 짧지만 굵게 본방사수의 이유를 전했다.

유재석을 무너뜨리고 2년 가까이 독주하고 있는 ‘자기야’의 벽을 ‘위대한 유산’이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밤 11시 10분 첫 방송.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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