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방송 결산] 숫자로 본 방송가, 헉! 소리 났다

입력 2015-12-18 1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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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방송가에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애국가 시청률보다 못한 주말드라마의 몰락, 꼴찌드라마의 역습, 드라마 결방 사태로 인한 팬들의 분노는 다양한 수치로 나타났다. 그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희비도 교차했다.



● 2.1

올해 드라마 풍년이라는 SBS이지만, 아픈 자식이 있다. 지난 4월 조기종영한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이하 내반반)이다. 사실 ‘내반반’은 지난해 10월 첫 캐스팅 단계부터 삐걱거린 작품. 우여곡절 끝에 방송을 시작했지만, 첫 회 2.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회 시청률은 더욱더 충격적이었다. 1회보다 0.8%포인트 하락한 2.1%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 이는 역대 드라마 최저 시청률 3위에 해당한다. (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연배우인 이태임의 중도하차도 ‘내반반’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태임은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중 처음 만난 쥬얼리 예원에게 욕설 퍼부어 논란이 일자,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했다. 50부작인 ‘내반반’에서 16회까지 촬영을 마무리한 이태임의 하차는 스토리 전개에 타격을 입혔다. 제작진은 급히 후임으로 최윤소를 대체 투입하기로 했으나, 이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이태임 분량은 이후 드라마에서 통으로 삭제됐다.

그리고 최악으로만 치닫던 ‘내반반’에게 결국 조기종영 결정이 내려졌다. 50부작에서 절반도 채우지 못한 24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것. ‘내반반’은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다고 했던 옛말의 교훈을 보여주는 예로 평가되고 있다.



● 7000

올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은 채널은 Mnet이다. 금액은 총 7000만 원. ‘더 러버’와 ‘쇼미더머니 코멘터리’, ‘쇼미더머니4’에 각각 2000만 원, 2000만 원, 30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특히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언프리티랩스타’를 포함한 ‘쇼미더머니’ 시리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단골 심의 대상이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김성묵 방송심의소위원장은 7월 심의 당시 “Mnet은 나쁜 방송이다”라고 정의를 내린 바 있다. 수차례 법정 제재를 받았음에도 시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방송심의소위원들의 큰 분노를 샀던 부분이 위너 송민호의 랩 가사다. 그는 ‘쇼미더머니4’ 경연 당시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를 사용했다. 제작진도 여과 없이 방송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방송소심위는 방송법 100조에 의거해 최고치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방송법 100조는 제재조치를 받았음에도 동일한 사유로 반복적으로 심의규정을 위반하는 등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1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법 시행령 과징금 부과기준에는 방송심의규정 위반으로 제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 동일한 심의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하여금 3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 13.2

MBC ‘그녀는 예뻤다’는 올해의 드라마로 손꼽힌다.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흔하고 빤한 ‘로코’(코맨틱 코미디) 드라마 중 하나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첫 회 4.8%의 시청률을 기우였다. 입소문은 타기 시작한 ‘그녀는 예뻤다’의 인기는 온라인을 달궜다. ‘그녀는 예뻤다’에서 파생된 유행어와 패러디가 드라마 팬들은 물론 누리꾼들까지 열광시켰다. 덕분에 시청률도 수식 상승했다.

특히 수목극을 수성하던 SBS ‘용팔이’가 물러나자 ‘그녀는 예뻤다’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인기행진을 이어갔다. 자체 최고시청률 18%(13회). 최저시청률보다 3배 이상 상승했다. 최고시청률과 최저시청률의 차이는 무려 13.2%다.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대박을 터뜨리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그녀는 예뻤다’는 대박 드라마임이 틀림없다. 배우들 역시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황정음은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올해 연기대상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라이징스타였던 박서준은 단숨에 톱스타 대열에 합류하며 드라마, 영화, 광고계 등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고준희 역시 깍쟁이 이미지를 탈피, 여성들의 워너비로 급부상했다. 입대한 최시원은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입대 전 유종의 미를 거두고 군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 13271

SBS ‘애인있어요’가 안방극장의 대세 드라마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작인 MBC ‘내 딸, 금사월’에 비해 시청률은 저조하지만, 화제성은 단연 앞선다. 다른 드라마들과 비교해서 화제성은 밀리지 않는다. 이는 두 번의 결방을 통해 증명됐다.

‘애인있어요’는 지난달 8일과 15일 각각 ‘2015 프리미어12’ 예선 1차전과 5차전 중계로 결방됐다. 경기로 인해 지연 방송되더라도 사전 결방 공지가 없었던 터라 드라마 팬들은 시청을 위해 기다렸지만, 끝내 결방됐다.

이에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해 결방 관련 보도에 드라마 팬들의 항의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15일 결방에 관한 기사에는 댓글이 무려 1만 3271개(12월 18일 오후 12시 기준)가 달렸다. 연예인의 사건사고도 아닌 드라마 결방으로 인한 댓글 수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수치였다.

덕분에 ‘애인있어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최근에는 SBS가 방송분량 70%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50%로 낮추면서 ‘애인있어요’가 올해 연기대상 후보작에 올랐다. 김현주 역시 연기대상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게 됐다.



● 46300948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를 맞아 tvN는 올해 ‘TV 탈출’을 시도했다. 디지털 콘텐츠 브랜드 ‘tvNgo’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로 첫 콘텐츠로 ‘신서유기’를 선보인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신서유기’는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예능적으로 재해석한 웹콘텐츠 예능. ‘tvN 개미’라고 불리는 나영석 PD가 제작을 맡았다. 출연진은 나 PD와 오랜 인연으로 맺어진 ‘1박2일’의 옛 동료들이 함께 했다. 이들의 조합은 촬영 전부터 화제였다.

제작발표회에 당시 나영석 PD는 “1000만 뷰만 넘어도 감사하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이는 온라인 방송 2주 만에 2배를 넘는 수치로 나타났다. 9월 4일 네이버 TV캐스트에서 처음 공개된 ‘신서유기’는 조회수 46,300,948(12월 18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23개의 클립으로 나눠진 ‘신서유기’ 본편만으로도 5000만뷰에 육박할 정도. 제작발표회, 추석특집편 등 기타 클립까지 더하면 5000만 건을 훌쩍 상회한다.

‘신서유기’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QQ닷컴의 동영상 사이트에시도 1500만 뷰를 돌파했다. 국내 물론 대륙(중국)에서도 인기 웹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에 최근 ‘꽃보다 청춘 in 아이슬란드’의 촬영을 마친 나 PD는 2016년 새로운 웹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는 tvN 관계자의 전언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MBC·Mnet·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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