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김현수 ‘2년후 볼티모어 방출’이 꼭 필요한 이유

입력 2015-12-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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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볼티모어와 2년간 7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년 후 방출 조항’은 FA 재취득 자격조건이나 다름없는 유리한 세부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방출’조항 없을 땐 FA 될 수 없어 불리
강정호·박병호도 이미 방출 옵션 추가
22일께 볼티모어 입단 공식 발표할 듯

김현수(27)와 볼티모어의 공식 계약 발표는 메디컬체크 이후 주말이 겹쳐 한국시간으로 22일 이뤄질 전망이다. 성적에 따른 옵션은 큰 틀에서 알려지기도 하지만, 계약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 속에는 국내 팬들이 깜짝 놀랄 수도 있는, 그러나 김현수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매우 중요한 조항 하나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 프런트와 해외 스카우트 출신인 대니얼 김 SPOTV 해설위원은 “FA(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기 때문에, 2년 계약이라는 매우 좋은 조건을 얻어냈다. 에이전트가 정상적으로 일 처리를 했다면 2년 ‘방출’ 조항이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6시즌과 2017시즌 김현수가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고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팀 전력에서 제외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방출’ 조항은 매우 낯설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방출 조건이 없다면 2년 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서 FA 신분이 될 수 없다.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 6시즌을 채워야 FA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볼티모어가 2년 뒤 아무런 조건 없이 방출한다는 조항이 있어야 KBO리그 출신 야수로 대형 계약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만약 방출 조항 없이 2년 계약만 할 경우, 볼티모어와 연봉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방출 조항이 있어야 김현수는 2년 뒤 자유롭게 볼티모어를 포함한 여러 구단과 자유로운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현수와 달리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강정호(28·피츠버그), 박병호(29·미네소타)도 모두 4년에다 구단 옵션 1년을 더한 계약서에 방출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모든 아시아리그 출신 선수가 ‘몹시도 소중한’ 방출 자격을 지녔던 것은 아니다. 일본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투수로 한 획을 그은 사이토 다카시(45)는 2006년 LA 다저스와 1년 계약을 했지만, 방출 조항을 얻지 못했다. 그 해 6승2패7홀드24세이브, 방어율 2.07로 맹활약해 사이영상 후보까지 올랐지만 연봉 100만달러 재계약을 받아들여야 했다. 김 위원은 “사이토 다카시 이후 방출 조항은 유능한 에이전트라면 가장 우선순위에서 챙기는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계약 조건이 매우 상세하고 복잡해 KBO리그 출신 선수들이 계약 시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윤석민(29·KIA)은 2014년 볼티모어와 계약할 때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넣었지만, ‘메이저리그 등판 보장’을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포함시키지 않아 끝내 빅리그 등판을 이루지 못했다. 윤석민은 이후 보라스가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자 미국 변호사를 고용해 해석을 의뢰하기도 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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