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이와쿠마도 불발 다저스, 스토브리그 너무 꼬이네

입력 2015-12-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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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매리너스 이와쿠마 하사시.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공식 계약 ‘퇴물’ 어틀리·2년생 올슨 뿐
라이벌 SF 쿠에토·사마자 영입과 대비

LA는 한겨울에도 최저기온이 섭씨 5도 이상을 유지하는 곳이다. 눈은커녕 비가 오는 날도 1년에 약 3주 정도에 불과하다. 이제 2015년 달력도 몇 장 남지 않았지만 다저스 팬들에게 최근 날씨는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다저스의 스토브리그 행보를 보면 이보다 더 꼬일 수 있나 싶을 정도다. 잔류를 믿었던 잭 그레인키가 같은 지구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말을 갈아타자 다저스는 시애틀 매리너스 출신 FA(프리에이전트) 이와쿠마 히사시(사진)에게 눈을 돌렸다. 그레인키급은 아니지만, 34세의 노장 이와쿠마에게 3년만 계약을 보장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현명한 투자를 했노라 홍보했다. 그러나 이와쿠마가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믿기 어려운 뉴스가 발표됐다. 팬들은 어리둥절했다. 바로 다음날 원 소속팀 시애틀이 이와쿠마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또 탄탄한 선발진에 비해 고질적 문제점이었던 불펜진을 보강하기 위해 다저스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아롤디스 차프만(28)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차프만이 폭행을 저질렀다는 등 각종 구설에 오르자 트레이드 논의는 전격 중단됐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차프만과 켄리 잰슨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불펜 조합은 불발될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 다저스가 시즌을 마친 뒤 공식적으로 계약한 것은 퇴물 2루수 체이스 어틀리에게 700만달러를 안긴 것과 빅리그 2년생 불펜투수로 올 시즌 방어율 5.40을 기록한 타일러 올슨을 현금으로 데리고 온 것뿐이다.

반면 앙숙관계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짝수해 우승’이라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기 위해 조니 쿠에토와 제프 사마자를 잇달아 영입해 선발진을 보강하면서 무려 2억2000만달러의 통 큰 베팅을 했다. 애리조나는 그레인키와 원투 펀치를 이룰 셸비 밀러를 영입하기 위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2015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뽑은 댄스비 스완슨까지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두 팀과 비교해 다저스는 아직 빈 손이다. 현재 유일한 희망은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류현진(28)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2선발로 활약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정작 다저스 프런트는 류현진을 ‘와일드카드’로 여기고 있다. 팔꿈치와 달리 어깨 부상을 입고 수술대에 올랐을 경우 성공적 복귀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저스는 내년 1월 20일까지 3년 연속 사치세를 내야 한다. 금액도 무려 4360만달러나 된다. 역시 사치세를 내야 하는 뉴욕 양키스(2610만달러), 보스턴 레드삭스(180만달러), 샌프란시스코(130만달러)의 금액을 합친 것보다 월등히 많다. 돈은 돈대로 쓰고 전력에는 심각한 누수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크리스마스를 앞둔 다저스의 현주소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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