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O2O·핀테크로 눈 돌린 한국 ICT업체들

입력 2015-12-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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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CT산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며 올 한해를 보냈다. 중저가폰 돌풍을 일으킨 SKT의 ‘루나’, 삼성전자와 함께 한 KT의 ‘기가 IoT 홈’, 카카오의 ‘카카오택시’(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2015년 국내 ICT산업의 변화

스마트폰 시장 위축…중저가폰 인기
통신사-제조사 IoT 사업 협업 잇따라
카카오택시 등 O2O 사업도 큰 성장


2015년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이 위기 속에서 새 성장 동력을 모색한 한해였다. 스마트폰은 시장포화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후발주자 중국의 추격 등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됐다. 그에 따라 중저가 제품이 새롭게 주목받았고, ‘웨어러블(입는)’기기 등 새로운 제품군이 관심을 모았다. 성장정체가 지속된 통신부문도 ‘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였다. 인터넷 분야는 ‘온·오프라인연결(O2O)’과 ‘핀테크(FinTech)’ 등의 신사업 추진을 위한 토대를 닦았다. 내년엔 이러한 새 먹을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중저가폰의 인기 급상승

최근 수년 동안 스마트기기 산업을 이끌던 스마트폰은 올해 예고된 위기를 맞았다. 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랐고, 해외기업의 빠른 성장도 한국 제조기업의 위기를 부추겼다. 특히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면서 설자리는 점점 더 좁아졌다. 이러한 시장 격변으로 LG전자 휴대전화 사업의 경우 지난 3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단통법이 혼란을 낳던 초기와 달리 어느 정도 안정화된 것도 시장에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반대로 중저가폰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통신사들은 사용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중저가폰을 적극 도입했고, 제조사들도 중저가 모델을 잇달아 내놓으며 시장 변화에 발을 맞췄다. 그 중 하반기 최고의 인기 모델로 떠오른 일명 설현폰 ‘루나’는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스마트폰 이후의 미래 스마트기기에 대한 시험대도 섰다. 애플이 ‘애플워치’를 출시했고, 삼성전자는 ‘기어S2’, LG전자는 ‘어베인’을 내놓으면서 웨어러블 시장 선점 경쟁이 공을 울렸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갤럭시 VR’ 등 전혀 새로운 제품군의 등장도 눈에 띄었다.

가전 부문에서도 통신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제품인 IoT기기의 출시가 잦아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원격제어 등이 가능한 가전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포문을 열었다. 최근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IoT는 더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 IoT 등 새로운 먹을거리

통신 시장도 마찬가지다. 올해 통신 시장은 단통법이 시행 1년을 맞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소위 ‘대란’이라 불리는 불법 출혈 보조금 경쟁은 눈에 띄게 줄었다.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통신사가 서비스 경쟁과 함께 신사업에 눈을 돌리게 된 기폭제가 됐다.

통신사들은 IoT 사업에 공을 들였다. 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야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올랐다. 통신사들은 각기 다른 브랜드를 내세워 거실과 안방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적용제품군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도 시장에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시장은 폭풍전야로 접어들었다.


● O2O와 핀테크 경쟁 본격화

인터넷산업도 한계에 다다랐다. 단순히 PC에서 모바일로의 전환만으론 수익을 내기는 힘들어졌다. 이에 인터넷 등 플랫폼 사업자들은 새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 무엇보다 각 사업자가 가진 플랫폼의 영향력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O2O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교통과 쇼핑 등 다양한 오프라인 영역이 스마트폰으로 녹아들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SK플래닛은 ‘T맵택시’를 출시했다. 네이버도 ‘쇼핑윈도’ 등을 서비스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핀테크도 치열한 격전지 중 하나다. 카카오가 지난해 ‘카카오페이’를 내놓은데 이어 올해는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선보였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범용성을 무기로 한 ‘삼성페이’를 출시하면서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근엔 정부가 ‘카카오뱅크’와 ‘K뱅크’에 예비인가를 내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시대 개막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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