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tvN10주년①] ‘벌떡’ 외치던 19금 티비엔젤스에서 미디어 왕국으로

입력 2016-01-04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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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이 2016년, 개국 10년이 됐다. 메인 방송사에 있던 제작진을 무서운 물량공세로 영입하더니 결국 지상파를 위협하며 예능과 드라마 왕국을 건립하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지상파 3사가 아닌 채널 4개사 시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기억하는 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tvN은 tvNgels(티비엔젤스), 즉 최고의 섹시스타를 선발하는 19금 프로그램으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섹시한 여자 출연자들의 율동에 남성 출연자 심박수를 측정하는 ‘쓰리 벌떡’이 대표적인 코너다. 선정적이지만 마니아 시청자 층을 형성했다. 김시향, 한송이, 기은세 등 방송인들을 배출했다.

한국판 제리 스프링거쇼라는 별명을 얻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스캔들'은 시청률 3%를 돌파하며 케이블 대박 프로그램의 기준 자체를 바꿨다. 조작방송으로 징계를 받은 바 있는 '리얼 스토리 묘', 김민종·소이현 주연의 tvN 드라마 '하이에나'도 채널의 첫 걸음을 함께 했다.


올해 방영된 ‘콩트앤더시티’ ‘SNL코리아’의 뿌리는 ‘롤러코스터’ ‘푸른거탑’이라 할 만하고 ‘코미디 빅리그’는 지상파 출신 코미디언들을 영입해 품격을 더했다. ‘더 지니어스’라는 치열한 두뇌 게임 서바이벌을 통해선 장동민, 홍진호, 이상민, 임요환 등 뇌섹남들이 주목받았다. ‘뇌가 섹시한 남녀’라는 트렌드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나영석, 신원호 PD 등 스타 제작진을 영입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구를 마련한 점은 tvN의 향후 10년을 기대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또 tvN은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유행으로 고착화시키는 채널 특징을 지닌다.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는 연예계 내로라하는 스펙남들의 자존심 대결을 예능으로 풀어냈고 ‘집밥 백선생’은 쿡방 열풍의 선두주자 백종원 요리연구가를 필두로 생활 밀착형 요리 정보를 제공한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케이블 최장수 시리즈물로 의미를 더하고 ‘미생’은 기승전연애라는 한국 드라마 불가분의 전개를 깬 첫 사례로 평가받으며 tvN의 성장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짧다하면 짧은 세월인 10년. 2007년 개국 1주년을 맞이한 tvN이 케이블 채널 최초로 자체 제작 프로그램 비율을 4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때 비웃는 업계 관계자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이후 ‘즐거움의 시작’ ‘불금불토’라는 슬로건으로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자체 제작 드라마, 예능을 집중 편성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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