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광희·혜리·김고은, 왕관을 쓰려거든 잔소리를 견뎌라

입력 2016-01-07 1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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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희-혜리-김고은, 왕관을 쓰려는자 잔소리를 견뎌라

과거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가 안방에 일방적으로 전달됐던 것과 달리 현재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시청자 게시판,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각 프로그램들을 매의 눈(?)으로 감시 중인 대중들은 제작진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무서운 시어머니가 되기도 한다.

이같은 시집살이는 제작진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그 사람만은 안된다'는 댓글로 눈물을 쏙 빼지만 자신의 가치만 증명한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따뜻하게 감싸주는 이들도 바로 시청자들이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 중인 광희도 처음에는 시청자들의 격한 반대에 부딪혔다가 최근에서야 겨우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 상태다.

지난해 초 '식스맨 프로젝트' 당시 장동민이 하차한 이후 선발된 광희는 시청자들로부터 '어부지리로 된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과 더불어 끊임없이 '알아서 나가라'는 댓글에 시달렸다. 오죽하면 광희가 '특별 기획전' 당시 자신의 아이디어가 높은 순위에 오르자 "네티즌들이여 나를 인정하라"고 일갈했을 정도.

그러나 최근 광희는 '무한도전-공개수배 편'에서 물 위를 뛰어다니는 기적(?)을 보여주고 처절하게 시루떡을 먹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행보로 추격전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라 여론을 반전시켰다. 이후 시청자들은 마지막 기회를 잡아챈 광희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tvN '응답하라 1988'의 혜리 역시 여주인공 캐스팅 보도가 나간 후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은지, 고아라 등 이전 시리즈의 여주인공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같은 반응에 혜리는 1988년도 ‘쌍문동 특.공.대' 성덕선이 돼 응수했다. 언니와 동생에 치어 사는 둘째, 가난한 집안 사정에도 따뜻한 심성으로 친구를 돌보는 덕선의 모습으로 '응팔'의 당당한 여주인공이 됐다.

또한 충무로에서 브라운관 나들이에 나선 김고은은 굳건한 원작 팬들 때문에 시집살이를 치렀다. tvN '치즈인더트랩'의 여주인공인 홍설 역을 맡으면서 원작 속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문제가 된 것.

그러나 2회 방송을 마친 지금 김고은이 만든 홍설에 대한 우려는 사그러지고 있는 추세다. 오히려 허술함 속에 감춰진 예민함으로 유정(박해진)의 진면목을 간파하는 홍설에 무리없이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이처럼 시청자의 충고 (또는 잔소리라고 부른다)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연예인들에게 몸에 좋은 약이 된다. 수많은 이들의 날카로운 말에 파묻히지 않고 제 갈 길을 꿋꿋히 걸어간 이들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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