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홍은 척사광이 아니었다.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인기 분수령을 터뜨렸다. 중반부를 넘어선 가운데 지난 30회가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것이다. 이 같은 ‘육룡이 나르샤’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시청자의 탐정본능을 자극하는, 기막힌 반전이다.
지난 29회, 30회 방송을 통해 전설의 무림고수 척사광(한예리)의 정체가 밝혀졌다. 극 중 척사광은 곡산검법의 계승자로,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의 무사이다. 과거 이방지(변요한)의 스승인 장삼봉(서현철 분)은 척사광을 찾아 고려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육룡이 나르샤’는 극 초반부터 척사광의 정체를 숨기며 시청자의 궁금증을 한껏 높였다.
척사광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시청자가 꼽은 가장 유력한 척사광 후보는 홍대홍(이준혁)이었다. 홍대홍은 동방쌍룡 24수의 창시자로, 훗날 조선제일검이 되는 무휼(윤균상)의 스승이다. 길선미(박혁권)·길태미(박혁권) 형제, 홍륜(정두홍)에게도 무술을 가르쳤다.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고 허술한 홍대홍. 그러나 많은 시청자들은 그의 허술함은 진짜가 아니라, 무림 고수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꾸며낸 것이라 추측했다. 그의 이름 뜻풀이, 몇몇 장면에서 드러난 그의 독특한 면모 등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홍대홍은 척사광이 아니었다. 하지만 홍대홍의 유쾌한 존재감은 안방극장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배우 이준혁의 코믹한 연기는 묵직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웃음 활력을 불어넣었다. 제작진은 척사광이 아니지만, 진정한 신스틸러인 홍대홍의 촬영장 모습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홍대홍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칼을 입에 문 채 한껏 험악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배추를 자르며 슬금슬금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있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사진에서는 한 손에 망치를 든 채 코믹한 표정과 포즈를 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 홍대홍과, 배우 이준혁의 매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육룡이 나르샤’ 제작진은 “척사광 후보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가 홍대홍인 것 같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홍대홍 캐릭터와, 이를 연기하는 배우 이준혁은 배우·스태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