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본 듯한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

입력 2016-01-26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아래). 사진제공|KBS

불치병 부모·2남1녀 자녀 설정·캐릭터 등
지난해 최고 시청률 ‘가족끼리…’와 판박이

현재 방송 중인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가운데 36.9%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 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 억척스런 어머니와 뒤늦게 철든 아버지가 이끄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며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 듯하다. 지난해 최고의 시청률(43.3%)로 인기와 감동을 동시에 잡은 ‘가족끼리 왜 이래’를 떠올리게 한다.


● 헌신했지만…, 불치병에 걸리는 부모

‘가족끼리 왜 이래’의 슬픔은 유동근이 홀로 키운 2남1녀의 자식들이 모두 제 짝을 찾고 행복한 일상을 꿈꾸기 시작할 무렵 찾아왔다. 특히 드라마는 ‘불효소송’이라는 극적 설정을 바탕으로 아버지의 투병 앞에서 서로 화해하는 가족의 이야기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부탁해요, 엄마’에서도 주인공인 고두심 역시 폐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남편 김갑수와 풍족하지 않은 살림에도 세 자녀를 위해 헌신하지만 끝내 병을 앓는다. 하지만 자녀들이 모두 짝을 만나 새 인생을 펼칠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장 슬픈 일을 겪는, 대비되는 상황이 감정을 더욱 흔들고 있다.


● 뒤늦게 후회하는 자녀들

두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에게는 모두 2남1녀의 자녀가 있다. 제 일을 척척해내는 딸,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 번듯한 직업 없는 막내아들 등 설정도 엇비슷하다.

특히 남다른 영특함으로 부모의 기대를 한껏 받으며 각각 변호사(부탁해요, 엄마)와 의사(가족끼리 왜 이래)로 자라난 아들들은 공통적으로 ‘밉상’ 캐릭터이다.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의 아픔을 알지 못한 채 자식의 이기적 태도로 일관하며 시청자의 비난을 받거나 받았다.

그래서 부모의 투병 사실과 끝내 어찌할 수 없는 뒤늦은 후회가 시청자의 슬픔을 더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 결말도 평행이론?

그래도 ‘부탁해요, 엄마’의 고두심에게는 남편이 있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아버지 유동근에게는 없는 배우자 캐릭터다. 그런 점에서 ‘부탁해요, 엄마’의 상황은 더욱 절절하게 다가온다.

24일 방송분에서 김갑수는 아내의 시한부 사실을 알고 오열해 시청자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극중 김갑수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인물로 그려졌기에 어쩌면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을 아내를 향한 슬픔의 무게가 더욱 크게 전달되고 있다.

물론 ‘부탁해요, 엄마’의 결말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시청자는 ‘엄마’ 고두심이 병마와 싸워 이겨내기를, 그 남편과 자식들이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나가기를 원할 터이다. 다만, ‘기시감’의 결말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