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내 딸 금사월’은 고구마 드라마?

입력 2016-01-2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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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아래). 사진제공|CJ E&M·MBC

이야기 전개 더딜때 ‘답답하다’는 비유
‘발암 캐릭터’‘사이다 드라마’ 등도 유행

‘고구마’, ‘사이다’, ‘발암’….

요즘 드라마 속 스토리의 양태를 드러내는 유행어들이다.

‘고구마’는 드라마 속 이야기가 지나치게 더디게 진행될 때 찐 고구마를 먹을 때처럼 “목이 멜 정도로 답답하다”는 뜻. 숨 가쁘게 휘몰아치듯 이야기를 풀어가는 드라마는 “속이 뻥 뚫린다”고 해서 ‘사이다’로 표현된다. 속이 거북할 때 소화제 대용으로 사이다를 마시는 것에 비유한 말이다. 또 악랄한 캐릭터는 “암을 유발한다”는 뜻으로 ‘발암’ 캐릭터로 불린다.

이는 다수의 드라마가 시청률을 의식해 시청자의 구미를 당길 만한, 자극적인 요소들로 채우고, 또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 이야기를 늘리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생겨난 말이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고구마’와 ‘사이다’ 게시판까지 등장해 누리꾼이 갑론을박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구마’로 꼽히는 드라마는 어떤 작품일까.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과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금사월)이 대표적이다. ‘응팔’은 후반부 덕선의 남편 찾기에 치중하면서 이야기가 지나치게 늘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사월’도 마찬가지. 백진희, 송하윤 등 주인공들이 손도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악녀인 박세영에게 매번 똑같이 당한다는 설정이 계속되자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는 박세영은 ‘발암’ 캐릭터로 비난 받고 있기도 하다.

‘금사월’의 전인화는 속전속결로 사건을 해결하면서 ‘사이다녀(女)’로 인기를 얻고 있다. 21일 방송을 시작한 김혜수 주연의 tvN ‘시그널’도 빠른 이야기 전개로 ‘사이다 드라마’라 불린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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