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는 K리그 챌린지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지만 축구 팬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영무(62) 고양 Hi FC 감독이 내다본 고양의 앞날은 사람이 앞서는 축구, 희망을 줄 수 있는 축구를 하는 것이다. K리그 챌린지에 이름을 올린 10개 구단이 저마다 K리그 클래식으로의 ‘승격’이라는 각오를 다지며 전지훈련장에서 구슬 땀을 흘리고 있지만 고양의 목표는 달랐다.
이 감독은 태국 촌부리 전지훈련장에서 “치열한 전쟁터에서 우리가 승격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 올해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로 잡았지만 지금 눈 앞의 결과를 쫓기보다는 축구팬들과 하나가 돼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구단이 되고 싶다. 그날을 위해 올 시즌을 잘 꾸려 나가겠다”라고 현실적 목표를 내세웠다.
실제 고양 Hi FC는 고된 전지 훈련 도중에도 태국 현지에서 이 같은 목표 실현에 나섰다. 고양은 지난달 29일 태국 촌부리 방센 지역 90여명의 아이들을 초청해 다양한 프로그램의 축구 클리닉을 펼쳤다. 이 감독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전신인 할렐루야 구단 때부터 30년 넘게 소외된 아이들과 어려운 이웃들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면서 “시즌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 교육 프로그램에도 이 같은 활동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에 대한 프로그램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고양의 전지훈련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선수들은 지난달 16일 태국에 입국해 설 연휴를 반납한 채 12일까지 태국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3일에 한차례씩 태국 1ㆍ2부리그 팀이나 전지훈련 온 중국팀들과 실전을 방불케하는 연습경기를 하는 등 하루하루 강행군이다. 이 감독은 연습경기를 통해 옥석 가리기를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오전에는 전술 훈련, 오후에는 실전 연습을 통해 조직력을 갖춰가고 있다”면서 “대략은 내년 시즌 선발 선수들의 윤곽이 드러났다”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올해 새롭게 보강된 ‘젊은 피’들에게 기대가 남다르다. 고양은 지난 시즌 중반까지 리그 중상위권을 오가다 엷은 선수층 때문에 하반기에 들어 급격히 무너져 하위권으로 처졌다. 특히 고참급 선수들이 리그 하반기로 갈수록 체력적인 부담이 많았기 때문에 이 감독은 올해 새롭게 보강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하고 있다.
이 감독은 ‘빠른 공수 전환’이 올 시즌 팀 색깔이라고 강조했다. 빠른 속도의 전원 공격과 전원 수비를 바탕으로 전지훈련 동안 반복하고 있는 2~3개의 전술을 혼합해 득점력 강화와 수비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이 감독은 “남은 전지훈련 동안 착실히 준비해 다음 시즌에는 많은 축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