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하기 쉬운 허리통증,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어떤 차이?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친지들과 고향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들뜨지만 한편으로 걱정 또한 이만저만이 아닐 수 없다.
작년 설 연휴에 고속도로를 통해 고향을 방문했던 김 모 씨는 올해도 장기간 고속도로 정체 등을 겪을 것에 울상이다. 지병이었던 허리 통증과 같은 디스크 증상이 연휴 기간 심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면서 앉아 있을 경우 허리는 중력의 영향을 받아 서 있을 때 2배 정도의 압력을 더 받고앉아 있을 때는 4배 정도의 압력이 가중된다. 그렇기 때문에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고정된 자세는 척추에 과도한 무리를 주어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지름길이다.
우리 신체의 척추뼈와 뼈 사이에는 완충작용을 하는 물렁한 조직(디스크)이 존재한다. 이 조직은 퇴행이나 외부 충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본래 자리를 벗어나기도 하는데, 이때 돌출된 조직이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을 만들어 내는 경우를 허리디스크라고 부른다.
허리디스크 통증의 경우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지만 일시적이라고 해서 방치하다가는 증상이 악화되어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다리 저림, 당김 증세가 나타나거나 심할 경우 걷지도 못할 정도로 위험해질 수 있어 반드시 초기 증상 시 병원을 내원하여 검사 및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디스크와 더불어 허리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있다. 바로 척추관협착증인데,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관, 추간공 등이 좁아지며 신경(척수)를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허리디스크와 비슷한 면이 많아 혼동하기 쉬운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증상과 발병연령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디스크의 경우 노화 외에도 바르지 못한 자세 등이 원인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50, 60대 이상에서 집중적으로 발병한다는 특징이 있다.
공통 증상인 요통에서도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다.
● 허리디스크
1.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2. 누우면 통증이 감소하고 움직이면 아프다.
3. 허리에서 다리로 당기고 아프다
● 척추관협착증
1.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는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못하지만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2. 누워있다가 일어나기는 어렵지만 일단 움직이면 허리가 점차 부드러워진다.
3. 다리가 저리고 감각이 둔해진다
4. 오래 걸으면 다리가 저려 잠시 주저 앉았다 걸으면 편하다.
이처럼 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는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이지만 공통점도 있다. 바로 일찍 병원을 찾기만 한다면 수술이 아니어도 비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비수술치료법인 경막외신경성혈술은 전신마취가 필요 없이 부분 마취상태에서 미세절개 통해 지름 2mm 크기의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치료가 진행된다. 이렇게 삽입된 주삿바늘이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깨끗하게 제거하기 때문에 증상 완화에 극적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비수술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이미 진행이 많이 되어 허리통증 뿐만 아니라 다리저림, 근력저하와 같은 후유증이 나타났다면 미세현미경디스크제거술, 인공디스크 치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귀성길 운전 후유증을 겪지 않으려면 올바른 운전 자세를 미리 숙지해야 한다. 운전을 하는 바른 자세는 의자 등받이의 기울어진 각도를 100~110도 정도로 유지하고, 엉덩이와 허리를 의자 깊숙이 밀착시켜 앉거나 등받이 쿠션을 받치는 것이다.
또한 1~2시간 운전마다 휴게소를 들르거나,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기지개를 켜거나 팔과 다리를 크게 뻗어 몸의 긴장을 이완시킴으로써 피로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또한 운전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오랫동안 꼿꼿하게 힘을 주었던 목은 고개를 돌리거나 간단한 마사지로 수축됐던 목 뒷근육을 풀어줘 남은 운전에도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게 필수다.
무슨 질환이든 예방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하듯이 척추도 통증이 찾아오기 전 조기에 검진에 힘써야 한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 윤강준 원장
[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