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치영·박민호·김주한 “SK 잠수함 계보 우리가 잇는다”

입력 2016-02-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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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사이드암 3총사 임치영, 박민호, 김주한(맨 왼쪽부터)이 전지훈련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올 시즌 활약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사이드암 3총사 임치영, 박민호, 김주한(맨 왼쪽부터)이 전지훈련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올 시즌 활약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사이드암 3총사’의 포부

군 복무 마친 임치영 “올해는 터닝포인트의 해”
프로 3년차 박민호 “분석야구로 결과 만들 것”
루키 김주한 “조웅천코치님보다 잘 던지고 싶다”


SK가 2000년대 후반 ‘왕조’를 구축했을 때 일등공신은 탄탄한 불펜이었다. 강한 불펜 야구의 조건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오른손, 왼손, 그리고 오버핸드가 아닌 사이드암, 언더핸드까지 여러 유형을 갖추고 있다면, 상대 타자에 따라 긴박한 불펜 운영이 가능하다.

당시 SK는 언더핸드 정대현과 사이드암 조웅천이라는 정상급 잠수함 투수 2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07년 정대현이 27세이브3홀드, 조웅천이 9세이브16홀드를 올렸고, 2008년에는 정대현이 20세이브, 조웅천이 4세이브13홀드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조웅천의 은퇴, 정대현의 이적 이후 ‘잠수함 왕국’도 막을 내렸다. 그러나 2016년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플로리다에서 사라진 SK의 잠수함 계보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있다.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임치영(28)과 지난 2년간 1군에서 가능성을 보인 박민호(24), 그리고 대졸 신인 김주한(23)이 주인공이다.

이들에게는 좋은 롤모델이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웅천 투수코치가 지근거리에서 지켜보고 있다. 조 코치는 “3명 모두 캠프에서 준비를 잘하고 있다. 지금처럼 연습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사이드암 투수는 팀에 꼭 필요한 요소인데 3명이나 열심히 해주고 있어 든든하다. 사이드암은 연투 능력이 굉장히 좋고, 볼 움직임 등이 타자에게 까다롭다. 조금만 더 분발하면 팀에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3명 모두 의욕이 넘친다. 군복무를 마친 맏형 임치영은 “신인 때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그동안 스피드나 체력에 중점을 뒀는데 모두 군대 가기 전보다 좋아졌다”며 웃었다. 셋 중 팔각도가 가장 높은 스리쿼터 스타일인 그는 “장점을 살려 시원시원하게 던지는 투수가 되겠다. 올해는 내게 소중한 기회다. 이번 캠프를 통해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014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33순위로 입단한 박민호는 지난 2년간 1군 27경기에 등판했지만, 주축은 아니었다. 그는 “이제 프로 3년차다. 경험도 어느 정도 쌓였다. 그동안 장점이던 직구 위주로 던졌지만, 커브와 체인지업을 많이 연습해 한층 성장한 느낌”이라며 “무조건 열심히 해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더 철저하게 분석하고 연구해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2016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뽑힌 막내 김주한은 고려대 재학 시절부터 검증된 기대주였다. 그는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지속적으로 훈련해 폼이 안정된 것 같다. 공도 예전보다 힘이 더 생겼다. 내 장점은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던지는 것”이라며 “사이드암 투수는 다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조웅천 코치님보다 더 잘 던지고 싶은 욕심이 있다. 기술적으로 내 것을 더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셋은 서로를 의식하며 함께 1군을 꿈꾸고 있다. 임치영은 “대학 후배 (김)주한이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박)민호는 군대에서 TV로 많이 봤다. 나도 기량을 끌어올리면 좋은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호도 “(임)치영이 형은 대학 때 영상을 많이 봤다. (김)주한이는 내가 3학년 때 경기에서 던지는 걸 봤는데 1학년이라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성장했고, 소문도 익히 들었던 사이다. 현재 SK 불펜에는 잠수함 투수가 없다. 이들 3총사에게는 ‘포스트 조웅천’, ‘포스트 정대현’이 될 좋은 기회가 왔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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