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세웅, ‘체력 한계’ 깰까?

입력 2016-02-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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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이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니혼햄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퓨처스리그 다승왕, 지난시즌 체력 저하로 부진
첫 평가전 니혼햄전 3이닝3K무실점…위력과시
kt 박세진, NC전 2이닝무실점…형제 대결 기대


2015년 KBO 미디어가이드북에 나온 롯데 박세웅(21)의 프로필은 키 183cm, 몸무게 75kg이다. 야구계에선 투수의 미래가치를 평가할 때 ‘내구성’이라는 용어를 곧잘 쓴다. 전신을 소모하는 투구의 특성상, 하드웨어(체격)가 받쳐주지 못하는 투수는 장기적으로 부상위험성이 높다는 얘기다. 지난해 5월 롯데가 kt와의 빅딜을 통해 박세웅을 얻었을 때,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들의 핵심 근거가 이 지점에 있었다. 그러나 롯데도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았다. 송승준(36)의 뒤를 이을 우완 선발감을 도저히 내부에서 찾을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박세웅을 대안으로 점찍었던 것이다.


● 롯데는 ‘박세웅 사용설명서’를 가지고 있을까?

박세웅의 2015시즌 성적은 31경기에서 2승11패, 방어율 5.76이었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롯데의 트레이드 수확은 박세웅이 아니라 불펜의 이성민(26·61경기 5승7패4세이브)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계를 1년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박세웅은 다승 1위였다. kt가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지명한, 심장과도 같은 투수였다. 스카이스포츠 이효봉 해설위원은 “우완투수로서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던지는 자체만으로도 희소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시속 140km대 후반의 직구와 체인지업이 같은 폼에서 나오며, 좌우 코너워크도 빼어나다.

이런 박세웅의 지난해 시행착오는 물론 1군과 2군의 차이도 작용했겠지만, 체력에서 근본적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트레이드 직후 부진을 거듭할 때 “박세웅이 지쳐서 왔다”는 말을 했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살을 찌우는 등의 임시방편을 시도했지만, 결국 ‘관리가 필요한 투수’라고 볼 수 있다. 박세웅의 경험이 일천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 kt 박세진과의 경쟁구도가 미치는 영향은?

조원우 감독 체제에서도 롯데의 박세웅에 대한 기대감은 꺾이지 않는다. 유력한 선발 후보다. 롯데는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나에서 2016년 첫 평가전을 치렀는데, 선발이 박세웅이었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을 맞아 박세웅은 3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속도 한창 좋았을 때의 140km대 후반이 찍혔다. 체력이 충전된 박세웅은 충분히 위력적인 투수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 최대소득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kt에 입단한 동생 박세진(19)의 존재다. 좌완인 박세진은 키는 약간 작지만 하드웨어(182cm·86kg)가 형보다 좋다. 그래서 스카우트들의 평가도 더 위였다. kt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박세진은 10일 NC와 평가전에 등판해 2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세진도 2016년 kt의 1차지명을 받았다. 형제가 모두 1차지명을 받은 것은 박세웅-세진 형제가 최초다. 이제 KBO리그 최초의 형제 선발 맞대결도 기대할 만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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