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기획사들도 협업…무너진 ‘콜라보 장벽’

입력 2016-03-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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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수지·백현(위쪽사진)의 듀엣을 시작으로 최근 ‘야 하고 싶어’에서 호흡을 맞춘 지민·시우민까지 대형 음반기획사들이 유례가 없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FNC엔터테인먼트

■ 대형음반기획사들 협업이 느는 이유

수지&백현·조권&수호·지민&시우민 등 뜨거운 반응
신선한 콘텐츠·수익다변화 효과…YG 홀로 무풍지대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가요계 빅4’로 불리는 대형 음반기획사간 컬래버레이션이 계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로 다른 기획사의 가수가 협업하는 일은 흔한 일이지만, 주로 중소형 기획사들끼리의 협업이 많았고, 대형 기획사간 협업은 그동안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1월7일 JYP엔터테인먼트(JYP) 소속의 미쓰에이 수지와 SM엔터테인먼트(SM) 소속의 엑소 백현이 듀엣곡 ‘드림’을 발표하면서 가요계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의 조합은 작곡가 박근태의 주선으로 이뤄졌지만, 함께 뭉칠 일 없을 것 같던 SM과 JYP의 협업도 화제였고, 수지와 백현이라는 양사의 간판스타가 뭉쳤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후 JYP 소속 조권의 2월 신곡 ‘횡단보도’ 뮤직비디오에 엑소 수호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JYP와 SM간의 협업은 계속됐다.

이 같은 흐름에 FNC엔터테인먼트(FNC)도 합류했다. 3일 발표된 걸그룹 AOA 지민의 솔로곡 ‘야 하고 싶어’에 엑소 시우민 보컬 피처링했다. FNC에 따르면 지민이 ‘야 하고 싶어’ 속 남자의 느낌을 잘 표현해줄 가수로 시우민을 먼저 떠올렸고, SM은 FNC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 같이 대형기획사간 협업이 계속되면서 가요계에서는 “컬래버레이션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SM이 최근 ‘스테이션’이라는 음원공개 채널을 통해 매주 금요일 새로운 디지털 음원을 발표하는 프로젝트에 윤미래, 에릭남 등 외부가수들을 잇달아 참여시킨 것도 새로운 변화를 느끼게 한다.

대형 기획사에는 소속 가수들이 많아 굳이 외부가수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자사 가수들끼리 조합해 다양한 협업 음악이 가능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자사 아티스트를 활용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자사 소속 신인을 띄우는 창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 가요계의 리더 자리를 놓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대형 기획사들이 굳이 손을 잡을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수지, 백현의 컬래버레이션이 가요계에서 신선한 반응을 일으키고, 오랫동안 경쟁하면서도 가요계 전반의 현안에 관해서는 서로 협력하면서 동반자 의식을 갖게 된 것이 이 같은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또한 코스닥 상장사로서 늘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골몰하는 이들 대형기획사들에겐 새로운 수익모델이 된다. 수지·백현의 ‘드림’과 3일 발표된 지민·시우민의 ‘야 하고 싶어’는 장시간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할 만큼 반향이 컸다.

SM 측은 “새로운 시도와 다채로운 컬래버레이션이 돋보이는 곡들을 선사해 음악 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아티스트, 프로듀서, 작곡가들과의 컬래버레이션, 브랜드 대 브랜드로서의 컬래버레이션 등을 통한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기획사의 새로운 바람에서 비껴나 있는 ‘무풍지대’도 있다. 바로 YG엔터테인먼트다. YG엔터테인먼트는 자사 음반을 제작할 때 외부가수나 작곡가의 도움을 받지만, 다른 기획사가 제작하는 음반에 자사 가수나 작곡가를 참여시키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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