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1992년 시범경기 홈런 5개’…김홍기, 2년간 부진 끝 은퇴

입력 2016-03-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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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개막하는 올해 시범경기에선 엔트리 없이 모든 선수의 출장이 가능하다. 육성선수도 뛸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시범’ 경기인 것이다. 그러나 종종 시즌 성적과 기록의 훌륭한 예고편 역할을 톡톡히 할 때도 있다. 물론 그 반대도 있다. 폭발적 활약과 함께 ‘3월의 사나이’로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너무도 짧은 시간 빛나고 사라진 선수들도 많다.

지난해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현 지바롯데)는 타율 0.375로 시범경기 타격 1위에 올랐다. 정작 정규시즌 때는 타율은 0.287로 전체 36위에 그쳤다. 그러나 48홈런 137타점으로 클러치히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SK 박계현은 지난해 시범경기 타율 0.361로 전체 2위, 최다안타 전체 1위(13개)로 주목을 받았다.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0.231(61안타)로 시범경기 활약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삼성 차우찬은 지난해 시범경기 탈삼진 1위(18개)에 오르더니 정규시즌에서도 194개로 생애 첫 탈삼진 왕이 됐다.

삼성 이승엽은 2002년 시범경기에서 홈런 4개로 1위에 오른 뒤 정규시즌에서 47개를 터트려 홈런왕에 등극하는 한편 팀을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넥센 서건창은 2014시즌 210안타로 KBO리그 역대 최초로 200안타의 주인공이 됐는데, 그에 앞선 시범경기에서도 13안타로 최다안타 1위를 차지하며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매년 시범경기를 앞둔 시기에만 이름을 다시 들을 수 있는 아쉬운 ‘3월의 사나이’들도 많다. 태평양 김홍기는 1992년 시범경기에서 5개를 담장 밖으로 날리며 홈런왕 장종훈(빙그레)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이후 2년간 3개의 홈런을 치고는 은퇴했다.

팀 성적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적들이 많다. 가장 최근의 대표적 사례는 2013년의 KIA다. 그해 시범경기에서 KIA는 9승2패, 승률 0.818로 압도적 1위에 오르며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선 1군에 데뷔한 NC에도 뒤지는 8위로 추락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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