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좌완 첫 3년 연속 15승…양현종의 위대한 도전

입력 2016-03-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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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3년 연속 15승 기록, 우완투수만 5명
한국프로야구 좌완투수 새 역사 도전


야구만큼 기록의 가치가 높은 구기종목도 없다. 단순한 승패 외에도 수많은 숫자들이 쌓여 개인과 팀의 유의미한 기록들을 만들어낸다. 기록은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야구를 단순한 공놀이가 아닌 것으로 만들어주는 핵심요소다.


● 양현종 “역사에 이름 남기고 싶다”

KIA 양현종(사진)은 올해 ‘위대한 도전’을 한다. 지난해까지 34년 역사의 KBO리그에서 단 1번도 나오지 않은 ‘좌완 3년 연속 15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4년 16승(8패)을 올린 양현종은 지난해 15승(6패)으로 2년 연속 15승에 성공했다. 프로 4년차이던 2010년 16승(8패)으로 데뷔 첫 15승을 신고한 양현종은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3년간 7승∼1승∼9승에 그쳤다. 그러나 2014년을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KIA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에이스의 덕목 중 하나인 ‘꾸준함’까지 더했다. 양현종은 매년 ‘작년보다 잘하자’는 목표를 세운다. 올 시즌은 ‘역사’가 달려있어 더욱 특별하다. 그 역시 “기록은 깨고 싶다. 왼손 투수로 3년 연속 15승을 거둔 선수는 1명도 없었다. 신인 때부터 한국야구에 이름을 남기는 게 목표였다. 그렇게 된다면 나중에도 인정받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3년 연속 15승 투수는 5명, 모두 우완

3년 연속 15승은 34년 동안 단 5명에게만 허용된 대기록이다. 5명 모두 오른손 투수다. 최다 연속 기록은 김시진의 5년 연속 15승이다. 1983년부터 1987년까지 17승∼19승∼25승∼16승∼23승을 올렸다. 투수 레전드하면 빼놓을 수 없는 최동원은 1984년 27승, 1985년 20승, 1986년 19승으로 3년 연속 15승을 기록했다. 1987년에는 14승으로 4년 연속 15승 문턱은 넘지 못했다. ‘국보급 투수’로 불린 선동열은 4년 연속 15승 기록을 갖고 있다. 1986년 24승을 올린 선동열은 이듬해 14승으로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1988년부터 1991년까지 16승∼21승∼22승∼19승을 거뒀다. 선동열과 함께 해태왕조를 지킨 이강철은 데뷔 시즌인 1989년부터 1992년까지 15승∼16승∼15승∼18승으로 4년 연속 15승을 챙겼다. 이강철은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세 자릿수 탈삼진이란 대기록도 세웠다. 현대를 투수왕국으로 이끈 정민태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17승∼20승∼18승으로 3년 연속 15승을 거뒀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진출 후 복귀한 2003년 17승까지 포함하면 4년 연속 15승이다.


왼손투수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3년 연속 15승

내로라하는 좌완 레전드들도 3년 연속 15승에는 실패했다. 2년 연속 15승을 올린 왼손 투수는 양현종을 포함해 4명 있었다. 한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삼성 김일융은 1984년과 1985년 16승과 25승을 올렸지만, 이듬해 13승에 그쳤다. ‘야생마’ LG 이상훈도 1994년과 1995년 18승과 20승을 거뒀으나, 이듬해 불펜으로 전환해 3승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에는 한화 류현진(현 LA 다저스)이 2006년 입단 후 2년간 18승, 17승을 거뒀다. SK 김광현, 삼성 장원삼, 롯데 장원준 등 대표적인 현역 좌완 에이스들은 2년 연속 15승도 이뤄내지 못했다. 한화 송진우, 롯데 주형광 등의 레전드들도 2년 연속 15승은 없었다. 승리는 단순히 혼자 이룰 수 없는 기록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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